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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살리기' 트럼프 행정부…장관이 대놓고 "테슬라 주식 사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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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트닉, 방송서 테슬라 주식 매수 촉구 '규정 위반' 논란…
법무장관은 "테슬라 향한 '테러' 동참하면 감옥행"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빨간색 테슬라 모델 S 세단에 시승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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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사들이 연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에 대한 공개 지지 발언을 내놨다. 특히 상무부 장관은 공개적으로 테슬라 주식 매수를 추천해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 CEO 간 '브로맨스'를 둘러싼 논란을 한층 키웠다.

20일(현지시간) CNBC·폭스뉴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파멜라 본디 법무부 장관은 이날 미국 내 테슬라와 테슬라 충전소에 화염병을 던져 방화하려고 한 혐의로 3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 전역에 퍼진 머스크·테슬라에 대한 과격한 반대 행위를 '테러'라고 표현하며 "만약 테슬라를 대상으로 하는 국내 테러(domestic terrorism) 흐름에 가담하면 감옥에 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미국에선 연방정부 기관 축소 등에 앞장서는 머스크 CEO의 정부효율부(DOGE) 행보에 대한 불만으로 테슬라 차량과 매장 등을 향한 반대 시위가 거세다.

법무부에 따르면 이날 기소된 3명 중 한 명은 오리건주에서 약 8개의 화염병을 테슬라 매장에 던진 뒤 체포됐고, 체포 당시 AR-15 소총으로 무장하고 있었다고 한다. 나머지 2명은 각각 콜로라도주에서 테슬라 차량에, 사우스캐롤라이나의 테슬라 차량에 화염병을 던진 혐의로 기소됐다. 특히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체포된 이는 화염병을 던지기 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방 글을 썼다고 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왼쪽)과 하워드 러트닉 장관(가운데)이 1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진행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테슬라 시승 행사에서 대화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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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공개적으로 '테슬라 주식 매수'를 제안하며 머스크 CEO를 지지했다. 워싱턴포스트(WP), 배런스 등 현지 언론은 하워드 장관이 연방 공무원의 특정 제품 및 사업 추천을 금지하는 연방 윤리 규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러트닉 장관은 19일 밤 폭스뉴스에 출연해 머스크 CEO를 "미국을 위해 일하는 최고의 사업가이자 최고의 리더"라고 극찬하며 "오늘 밤 이 방송에서 무언가 얻기를 원한다면 테슬라 주식을 사라"고 말했다. 이어 "이 사람(머스크 CEO)의 주식이 이렇게 싸다는 건 믿을 수 없다. (테슬라 주식이) 다시는 이렇게 싸질 수 없다"며 시청자를 향해 테슬라 주식 매수를 촉구했다. 20일 테슬라 주가는 러트닉 장관의 '매수 촉구' 발언에도 큰 변동 없이 전일 대비 0.17% 오른 236.26달러를 기록했다.

20일(현지시간) 기준 최근 3개월 간 미국 뉴욕증시의 테슬라 주가 추이 /사진=인베스팅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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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매체들은 러트닉 장관이 머스크 CEO와 그가 소유한 테슬라를 살리기 위해 연방정부 공무원 규정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미국 연방정부의 이해 충돌 규정은 극히 제한된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정부 직책이나 직위를 이용해 특정 제품, 서비스 또는 기업을 홍보하는 연방정부 직원의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의 경우 이 규정에서 면제된다.

WP는 정부 윤리 감시 단체를 인용해 "공직을 사적인 이익을 위해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은 미국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라며 러트닉 장관의 발언이 연방정부의 윤리 규정은 물론 미국 민주주의의 가치도 훼손한 것이라고 짚었다. 워싱턴 소재 책임과 윤리를 위한 시민단체의 조던 리보위츠 대변인은 WP에 "러트닉 장관의 발언은 머스크를 부유하게 만드는 데 도움을 주려는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며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머스크를 돕고 있다는 인식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의 캐슬린 클라크 법학 교수는 최근 러트닉 장관이 백악관에서 진행된 트럼프 대통령의 테슬라 시승 이벤트 참여에 이어 폭스뉴스 출연까지 "(연방정부의) 윤리 규정을 계속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정부에서 수석 윤리 변호사를 지냈던 리처드 페인터는 "(대통령 제외) 당시 (백악관의 테슬라 시승) 행사장에 있던 행정부 직원들은 연방정부의 (이해 충돌)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전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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