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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3 (일)

우크라군 "러 감옥서 비누·쥐 먹으며 버텨…고문에 생식기 잘리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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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서 '697일 포로' 지옥 생활 증언

"성폭행도 당해…두 번이나 자살 기도"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점령지에서 우크라이나인 포로들이 포로 교환 후 국기를 두르고 석방 소식을 반기고 있다. 2024.01.03/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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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러시아군에 붙잡혔다 풀려난 우크라이나 병사가 폭행과 고문, 성폭행을 당한 것은 물론 배고픔을 이기기 위해 화장지와 비누, 쥐를 먹었다고 폭로했다.

20일(현지시간) 르비앵뷔플리크 등 프랑스 언론들에 따르면 블라디슬라프 자도린(25)은 지난 15일 프랑스 디종에서 열린 러시아의 허위 정보 관련 콘퍼런스에 참석해 지옥 같았던 포로 생활 경험을 토로했다. 그는 지난해 1월3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대규모 포로 교환을 통해 귀환했다.

22세였던 자도린은 2022년 2월 24일 러시아 침공 첫날 전쟁 포로로 잡혔다. 679일 동안 굴욕, 고문, 식량 부족을 견뎌낸 그는 "우리는 화장지, 비누, 쥐를 먹는 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가끔 모래가 섞인 작은 빵 한조각만 배급받았던 그는 먹을 것이 모자라 화장지나 비누를 씹고, 심지어 쥐까지 잡아먹어야 했다. 극심한 굶주림 때문에 구금 첫날 체중이 120㎏이었던 그가 풀려날 당시에는 60㎏에 불과했다.

학대와 고문도 받았다. 그는 자기 몸이 "파란색에서 초록색으로, 초록색에서 빨간색으로 변했다"고 회상했다. 자도린은 때때로 고문자들이 수의학 도구를 사용해서 "몸의 모든 부분, 심지어 가장 은밀한 부분에도 전기 충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손톱 밑에 바늘을 꽂는 것, 막대기로 때리는 것, 성폭력도 이뤄졌다면서 동료 중 일부는 러시아 감옥에서 "생식기가 잘린" 채로 나왔다고 전했다. "그것은 지상의 지옥이었다"면서 "러시아는 중세에 머물러 있다"면서 "100년 전에 사용하던 방법으로 수감자들을 학대하고 있었다"고 분개했다.

러시아는 잘못된 정보로 죄수들을 회유하기도 했다. 자도린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가 완전히 점령당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속이며 자신들을 러시아인으로 만들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서 러시아 국가를 불러야 했다. 간수들이 맘에 들어 하지 않으면, 해가 질 때까지 노래를 불러야 했다. 우리는 그것을 암기하고 있었다. 또 그들은 우리에게 러시아 역사책을 읽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문으로 인해 심신이 피폐해져 삶을 스스로 끝내고 싶었지만 두 번이나 주변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풀려난 지금도 자도린은 여전히 신체적·정신적 후유증을 겪고 있다. 그는 "지난달에 부모님이 내가 잠자리에서 러시아 국가를 부르는 것을 보셨다"고 말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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