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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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배우 이병헌(55)이 영화 ‘승부’에서 바둑 기사로 변신했다.
‘승부’(감독 김형주)는 대한민국 최고의 바둑 레전드 조훈현(이병헌 분)이 제자와의 대결에서 패한 후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이병헌은 살아 있는 바둑 레전드 조훈현 역을 맡았다. 조훈현의 제자이자 세계적인 바둑 천재 이창호는 김강훈이 아역을, 유아인이 성인을 연기했다.
유아인은 프로포폴과 대마 등 마약을 상습 투약한 혐의로 법정 구속돼 재판을 받았고, 지난달 18일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받아 풀려났다. 그동안 표류하던 ‘승부’는 우여곡절 끝에 26일 개봉하게 됐다.
이병헌은 개봉을 앞둔 소감을 묻자 “극장 개봉한다는 것만으로 신났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개봉하다는 것에 뛸 듯이 기뻤다.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이 정성껏 만들었는데 OTT로 보면 많이 볼 수도 있겠지만 그걸 떠나서 집중해서 2시간 동안 큰 스크린으로 디테일한 감정과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는 게 만드는 사람으로는 뿌듯한 일이니까 좋았다”고 밝혔다.
시사회에 참석한 조훈현 국수의 반응을 묻자 “바둑처럼 정적인 스포츠를 어떻게 영화로 만들 것인지에 대해 걱정하고 궁금했다고 하더라. 그런데 심리들이나 감정들이 되게 잘 표현돼서 놀라웠다고 했다. 이창호 9단에게 그렇게까지 야단치지 않았다고, 스승은 제자가 돌 하나하나 가르치는 것보다 길잡이가 되어줄 뿐이라고 하셨던 걸로 안다. 영화 예고편을 보고 난 줄 알았다는 말을 듣고 다행이라고 생각했”고 귀띔했다.
‘승부’ 이병헌.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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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올인’에서 차민수를, ‘승부’에서 조훈현이란 실제 인물을 연기한 소감도 밝혔다.
그러면서 “두 분 다 살아계시는 상황에서 연기했는데, 저보다 아마 작가가 가장 고민했을 거다. 왜곡되거나 거짓이 되면 지탄을 받고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까. 연기하는 사람도 제가 창조된 픽션을 연기로 할 때는 자유롭다. 거기서 자유롭게 뻗어나가고 할 수 있지만, 이런 케이스에서 자유로움은 배제되고 내 안에서 나름 ‘이 분은 이랬겠다’는 상상하며 연기했다”고 이야기했다.
이병헌은 논란이 된 유아인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 역할을 훌륭하게 해냈다고 생각한다. 배우 하나가 잘해서 영화가 빛나는 게 아니다. 같이 잘해야 상승하고 이야기에 훅 빠져들게 만든다. 그런 측면에서 잘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당연히 이 영화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기다릴 때는 아쉬웠다. 그렇지만 저보다 가장 먼저 걱정된 건 감독님이었다. ‘보안관’을 찍고 몇년 만에 이 영화를 준비하고 정성스럽게 찍었는데 관객에게 전달이 안되면...감독님이 걱정됐다”고 털어놨다.
또 유아인과 호흡을 맞춘 소감을 묻자 “다른 작품에서 보지 못한 이창호 국수의 무덤덤하고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눈빛과 말투와 몸짓으로 표현한 것이 대단하구나 싶더라. 자기 캐릭터를 촬영하면서 젖어들려고 했는지 모르겠지만, 그 친구 성격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촬영 현장에서 과묵하더라. 그래서 캐릭터에 몰입하려고 노력하는구나 싶었다”고 밝혔다.
이병헌.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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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은 촬영 전 실제 바둑 기사들에게 돌을 놓거나 거두는 방법 등을 배웠고, 가족들과 연습하며 익숙해지려 했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그는 아들과 자주 오목을 뒀다며 “저도 바둑을 잘 모르고 가르칠 수 없으니까 돌을 놓는 손모습이나 바둑을 거둬가는 모습이 중요해서 (아들과) 오목을 두며 연습했다. 바둑은 지금도 못 둔다. 내 실력을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가 아니다”며 “내가 아들을 부를 때 나름대로 스케줄이 있거나 하고 싶은 다른 게 있으면 그때는 아내가 대신 해주기도 했다. 장인 어른하고도 뒀다”고 말했다.
최근 ‘승부’ VIP 시사회에는 이병헌의 아내 이민정과 10살 아들도 함께했다.
그러면서 “아들도 영화를 봤는데 처음으로 보여준 게 ‘광해, 왕이 된 남자’, 그 다음이 ‘공동경비구역 JSA’, 세 번째가 ‘승부’다. ‘공동경비구역 JSA’는 남북관계에 대해 잘 이해를 못하고 둘이 왜 친구가 되면 안 되냐고 묻더라. ‘승부’는 되게 슬펐다고 했다. 아내 이민정처럼 이창호가 떠날 때 똑같은 마음을 느낀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누구나 인정하는 연기 베테랑이지만, 이병헌도 여전히 연기할 때 고민이 많다고 했다.
그는 “저 역시도 연기하면서 도저히 못하겠다 싶은 순간이 작품마다 두 세번은 온다. 최근 촬영을 마친 영화 ‘어쩔수가 없다’ 때도 나 도저히 못하겠다 싶은 순간이 있었다. 누구나 어떻게 해야하지 고민의 연속일 거다. 경험이 쌓이면서 고민의 깊이가 달라진 것일 뿐 고민은 똑같이 한다. 그런 순간들은 작품마다 늘 생긴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에 그는 “진짜 힘들고 진짜 재밌었다. 촬영장에 갈 때 ‘오늘은 또 얼마나 힘들까’를 걱정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설렘을 느꼈다. 그만큼 재밌으면서 힘들게 촬영했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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