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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2 (토)

이슈 인공위성과 우주탐사

‘폭삭 늙었수다’…9달 만에 돌아온 우주인 백발에 주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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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선에서 내린 우주비행사 수니 윌리엄스가 부축을 받으며 이송용 들것에 앉고 있다. 우주 체류 몇개월 사이에 머리카락이 새하얗게 변한 걸 확인할 수 있다. 웹방송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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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선 결함으로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발이 묶여 9개월간 머물다 돌아온 미국항공우주국(나사) 우주비행사 부치 윌모어(62)와 수니 윌리엄스(59)가 불과 몇개월 사이에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 건강 악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주선에서 내린 뒤 들것에 실려 이동하는 사진에 찍힌 두 사람은 이전보다 훨씬 수척해 보였다. 살이 빠지고 주름이 깊게 파인 모습이다.



특히 지난해 6월 지구를 출발할 당시 짙은 갈색이었던 윌리엄스의 머리카락은 새하얗게 변해 있었다. 애초 8일 예정이었던 일정이 기약없이 늘어지면서 생긴 스트레스가 하나의 원인일 수 있다. 스트레스는 멜라닌 색소 세포 활동을 제약한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의사들이 윌리엄스의 눈에 띄게 얇아진 손목을 지적하며 이것이 급격한 체중 감소 , 팔 근육 위축, 뼈 밀도 감소의 징후일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지난 18일 돌아온 두 사람은 현재 텍사스 휴스턴의 존슨우주센터에서 휴식을 취하며 건강 검진을 받고 있다.



휴스턴 존슨우주센터에 도착한 뒤 환영 인사를 받고 있는 수니 윌리엄스. 아주 가녀린 손목이 눈길을 끈다.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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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에 누워 지내는 것과 같은 환경







과학자들은 무중력 환경에 들어서면 중력의 압박을 받지 않아 처음에는 아주 편안한 느낌을 받지만, 이는 우리 몸이 침대에 누워서 일어나지 않고 지내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힘을 쓸 필요가 없으니 근육이 손실되고, 중력을 거슬러 혈액을 분출할 필요가 없으니 심장과 혈관도 약해진다. 뼈도 중력과의 상호작용이 없어 점점 약해지고 부서지기 쉬워진다.



영국 사우스웨일스대 데미안 베일리 교수(인체생리학)는 비비시에 “우주에서는 매달 뼈와 근육의 약 1%가 손실된다”며 “한마디로 노화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이미 국제우주정거장에 있는 동안에도 체중이 감소한 모습을 보여 전문가들의 우려를 불러 일으킨 바 있다.



베일리 교수는 “우주는 인간이 경험해 본 가장 극한의 환경인데, 인간은 극한 상황을 처리할 수 있도록 진화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우주비행사들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의무적으로 러닝머신, 웨이트 트레이닝을 포함해 하루 2시간 이상 운동을 한다.



우주는 체액이나 미생물군에도 변화를 일으킨다. 우주에서는 체액이 위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 얼굴이 붓는다. 이는 시신경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국제우주정거장에 머물 때의 부치 윌모어(위)와 수니 윌리엄스.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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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상태 회복에 수년 걸릴 수도







물론 우주에서 일어난 몸의 변화는 대부분 지구로 돌아오면 서서히 정상으로 돌아온다. 두 사람은 앞으로 운동을 통한 집중 회복 프로그램도 병행한다. 최초의 영국 우주비행사인 헬렌 샤먼 박사는 비비시에 “아마도 몇달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뼈가 원래 상태로 돌아오려면 2~3년이 걸릴 수 있다“며 “하지만 뼈에 미묘한 변화가 생겨 완전히 회복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우주정거장 우주비행사들은 보통 6개월을 우주에서 보낸다. 따라서 9개월이 아주 이례적으로 긴 기간은 아니다. 나사 우주비행사 중 역대 최장 체류기간은 371일이다.



윌리엄스는 2006년 처음으로 우주정거장을 방문한 이후 지금까지 세차례에 걸쳐 총 608일을 우주에서 보냈다. 이는 나사 우주비행사 중에서 두번째로 긴 기간이다. 최장 체류 기간은 지금은 은퇴한 페기 휘트슨이 갖고 있는 675일이다. 윌모어는 세번에 걸쳐 464일을 우주에서 보냈다.



우주유영 시간은 이번까지 포함해 윌모어가 31시간, 윌리엄스가 62시간이다. 윌리엄스의 우주유영 시간은 여성 우주인 중 가장 길다. 둘 다 해군조종사 출신으로 윌모어는 2000년, 윌리엄스는 1998년 우주비행사로 선발됐다. 윌리엄스는 인도계 미국인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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