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배달앱 1위 ‘배달의 민족’의 수수료 횡포가 끝이 없다. 지난해 배달 중개 수수료를 6.8%에서 9.8%로 급격히 인상하더니 이번엔 포장 주문에도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고객이 앱으로 주문하고 식당에 들러 직접 음식을 찾아가는 포장 주문에까지 배달 수수료에 맞먹는 수수료를 떼겠다는 것이어서 해도 너무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독과점 사업자의 ‘약탈적’ 수수료 정책이 소상공인을 벼랑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배달의민족은 다음달 14일부터 ‘포장 주문’에도 중개 수수료 6.8%를 부과할 예정이다. 포장 주문이란 소비자가 배달앱을 통해 주문한 뒤 직접 매장을 방문해 음식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7월 이후 신규 가입한 점주에게만 3.4%의 포장 주문 수수료를 부과해왔으나 앞으론 전체 가입 업주를 대상으로 6.8%의 포장 수수료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포장 주문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수수료 부과가 불가피하다고 했지만 설득력이 없다. 포장은 점주가 하고, 가지러 가는 건 손님이 하는데 왜 배달주문에 버금가는 수수료를 떼겠다는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배민은 수수료를 인상하는 대신 포장 주문을 늘리기 위해 앱 개편에 나서고 300억원을 투입해 프로모션과 할인 및 업주 지원을 하겠다고 했지만, 이 비용 조달을 위해 수수료를 그렇게나 떼야 하는건지 묻고 싶다. ‘할인과 업주지원’을 하겠다고 생색을 냈지만, 포장 수수료를 안 받는게 업주를 도와주는 것 아닌가.

배민은 그간 배달 수수료율 인상 이유로 라이더 인건비와 물류비용 상승을 들어왔는데, 포장 주문은 배달과 무관한 서비스다. 포장 수수료를 부과하게 되면 배달 수수료를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체 홍보비나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포장 주문 비중을 늘려온 일부 업주들의 손해는 더 크다.

포장 주문에도 수수료를 떼이니 업주들은 포장 할인 등 혜택을 줄이거나 음식 가격을 올리는 방식으로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이번 수수료 인상으로 배민은 연간 2900억원에 이르는 수익을 거둘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익은 회사가 누리는데 부담은 자영업자와 소비자가 지게 되면서 “배민의 배만 불리는 정책”이란 불만이 나오는 건 당연하다

배민은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으로 벼랑 끝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의 하소연이 들리지 않는가. 당장 포장 수수료 부과 계획을 폐기해야 한다. 정부도 배달앱의 독단적인 수수료 횡포에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온라인플랫폼법 제정 촉구 공동행동 관계자들이 지난달 12일 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본사 앞에서 열린 ‘배달비 수수료 문제 진짜 끝장내자 농성행동 개최’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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