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의 서기가 21일 북한 평양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 타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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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방문 중인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의 서기가 2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과 한반도 안보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평양에 도착한 쇼이구 서기는 김 위원장과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해 최근 있었던 러시아와 미국 간 협의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쇼이구 서기는 두 시간 넘게 이어진 김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러시아와) 미국의 초기 단계 대화와 우크라이나 상황의 전개" 및 "한반도와 다른 지역의 안보를 둘러싼 많은 사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쇼이구 서기의 이번 북한 방문은 러시아가 미국과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벌이는 가운데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북한이 우크라이나에 군인들을 파병해 직접 관여하고 있는 만큼 미국과 협의한 내용을 공유할 필요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상호 에너지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을 30일 동안 잠정 중단하는 내용에 합의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도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상대가 `합의를 위반했다'며 공격을 이어가는 국면이다. 러시아와 미국은 오는 24일(현지시각)께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다시 만나 후속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날 김 위원장과 면담에서 어떤 내용이 오갔는지는 구체적으로 알져지지 않았으나, 러시아의 쿠르스크 탈환이 임박한 상황에서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러시아가 향후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쿠르스크 전선에 파병된 북한군의 역할에 대한 협의도 이뤄졌을 수 있다. 통신은 쇼이구 서기가 김 위원장과의 면담이 중요하고 유용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날 쇼이구 서기가 김 위원장에게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가장 따뜻한 축하와 인사를 전하고 싶다"며 "(푸틴 대통령은 양국이) 맺은 협정의 이행에 최고의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고도 보도했다. 이어 "러시아는 조약의 조항을 준수할 무조건적 준비가 되어 있음을 확인"하고 "이 새로운 기본 문서 체결이 두 나라의 이익을 완전히 충족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6월19일 평양에서 북-러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조약’을 맺고, 양국 관계를 군사동맹을 포함한 ‘가치·포괄·전략 동맹’으로 발전시키는 길을 열었다.
쇼이구 서기의 방북은 지난해 9월13일 ‘무박 1일’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난 지 6개월여 만이다. 당시 노동신문은 김정은 위원장과 쇼이구 서기의 “담화에서 조러 두 나라 사이의 전략대화를 계속 심화시키며 호상 안전 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협동을 강화해나가는 문제들과 지역 및 국제정세들에 대한 폭넓은 의견교환이 진행돼 만족할만한 견해일치를 보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쇼이구 서기의 방북 한달여 뒤인 지난해 10월18일 윤석열 정부는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및 우크라이나 전 참전”을 공식 확인했다.
21일 평양을 방문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안보리 장관이 해방 기념비에 헌화하고 있다. 타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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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이제훈 선임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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