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한령' 이후 한국 화장품 中 찬바람
애국 소비 확산, 中 로컬 브랜드 폭풍성장
"대중 수출 여전히 1위 …포기 어려워"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 '빅3'로 꼽히는 코스메카코리아는 최근 김형렬 코스메카차이나 총경리를 선임했다. 총경리는 중국에서 최고 의사결정권자를 지칭한다. 김 신임 총경리는 중국 대표 화장품 브랜드 ‘프로야(PROYA)’에서 영업을 맡아 매출 성장을 이끈 인물로 꼽힌다. 김 총경리는 “중국에서 고객사 확대와 매출 성장을 이끌어 그룹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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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중국 시장에서 줄줄이 고배
코스메카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액이 5243억원으로 전년대비 11% 증가한 반면, 이 기간 중국(코스메카차이나) 매출은 100억여원 줄어든 404억원에 그쳤다. 또 중국에선 1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적자 전환했다. 코스메카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 실적이 부진한 탓에 중국 사업을 강화하고 고객사 확대를 위해 (김 총경리를)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경쟁 화장품 ODM 기업들도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콜마의 중국법인(중국무석) 매출은 1537억원으로 전년 대비 3%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80억원으로 전년보다 37% 줄었다. 코스맥스 중국법인(차이나·광저우·이센JV)은 지난해 574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4.9% 늘었지만, 한국법인 매출(1조3577억원)이 28.4% 급증한 것과 비교하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화장품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은 미국을 비롯한 서구권 매출이 전년대비 105.3%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지만, 중화권에서는 26.7% 역성장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중국 매출이 전년 대비 12.5% 늘어난 8452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3년 전 중국에서 1조3000억원 매출고를 감안하면 여전히 회복 단계다. 중국 매출 비중이 24.2%에 달하는 애경산업은 지난해 중국 매출이 1642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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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애국소비 '궈차오' 확산…그러나 K뷰티, 포기 못 하는 속내
K뷰티가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는 배경은 현지 소비자들이 자국 브랜드를 선호하는 '궈차오(?潮)' 트렌드 확산하면서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중국 화장품 시장은 크게 성장했는데, 대부분 중국 현지 브랜드가 수혜를 입었다.
실제 지난해 11월 중국 최대 쇼핑 축제인 '광군제' 행사 당시 전자상거래 업체 티몰과 타오바오 등을 운영하는 알리바바 플랫폼이 집계한 결과에서 기초 화장품 분야에서 중국 로컬 브랜드 '프로야'가 매출 1위를 거뒀다. 그동안 상위권에 있던 LG생활건강의 ‘후’와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는 순위권에 포함되지 못했다.
새해를 맞아 LG생활건강과 미샤·어퓨·에뛰드 등 로드샵 화장품 브랜드들이 가격을 인상하거나 인상 예고한 2일 서울 한 화장품 판매 매장에 화장품이 진열돼 있다. 강진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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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은 중국 로컬 브랜드들은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등 한국 화장품 제조사를 거쳐 성장하면서 품질을 크게 끌어올렸다. 이 때문에 한국 화장품과 품질 격차가 줄어들면서 현지 브랜드 소비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 주요 고객사인 퍼펙트 다이어리, 화시즈, 인투유, 유니클럽, 컬러키 등 중국 로컬 인디 브랜드사가 부상하며 크게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북미 시장도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는 점도 중국 시장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로 꼽힌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미국, 일본 등 다른 지역에서 실적이 좋은 건 중국을 대신할 돌파구를 찾은 정도”라며 “미국에서 매출이 늘고 있긴 하지만 들어가는 비용이 많고, 아직 초기 단계가 얼마나 지속 가능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중국 시장에서 부진했던 실적을 만회할 시장이 생겼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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