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109일 째가 된 22일에도 시민들은 광장에 모여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했다. 한 시민은 "윤석열이 아직도 대통령인 게 말이 되냐"고 분노했고, 어느 법률가는 "지엽적인 법리에 코박고 들여다보지 말고 고개를 들어 사회와 미래를 봐달라"고 헌법재판소에 빠른 파면 결정을 촉구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이날 서울 종로 경복궁 동십자각 앞에서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16차 범시민대행진'을 열었다.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로 안국역에서 경복궁역 사이 도로와 세종대로 일부가 가득 찼다.
무대에 오른 참가자들은 이날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늦어지는 데 대한 분노를 표했다. 박승하 씨는 "계엄 당일 일이 늦게 끝나고 집에 와서 맥주를 땄는데 TV에서 윤석열이 계엄을 선포했다. 바로 동네 형님 차 타고 국회로 갔다"며 "이게 벌써 100일도 더 전의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때가 겨울 초입이었는데 이제 눈 다 녹고, 좀 있으면 벚꽃 피고 천지가 변하는데, 그때 국회에 간 고등학생이 지금 MT가고 동아리 가입하고 있는데, 우리 막내딸이 어린이집 2학년이 됐는데 왜 윤석열이는 아직도 대통령인가. 지금 장난하나"라고 외쳤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임재성 변호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헌재 탄핵 결정문 중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 있다"며 당시 판결문 중 "대통령의 불성실 때문에 수많은 국민의 생명이 상실되고 안전이 위협받아 이 나라의 앞날과 국민의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불행한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적힌 부분을 인용했다.
그는 "이렇게 나라 걱정을 많이 하던 헌재가 왜 무책임한 침묵을 이어가고 있나"라며 "부디 나라 걱정을 해달라. 지엽적인 법리에 코 박고 들여다보고 있지 말고 고개를 들어 사와 미래를 바라봐달라"고 헌재에 신속한 윤 대통령 파면 선고를 촉구했다.
무대 아래 시민들도 마찬가지 심정을 표했다. 영업직이라고 밝힌 서덕일 씨(36)는 헌재의 탄핵심판 선고가 늦어짐에 따라 "거래처 사장님들도 힘들어하고 저희도 매출이 계속 줄고 있는 게 보인다"며 "그런데 (윤 대통령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고 분노했다. 이어 헌재가 "지체하지 말고 빠른 선고를 내려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전모 씨(34, 익명 요청)는 "헌재가 정치적인 상황에 좌우되지 않고 헌법 수호라는 관점에서만 사건을 바라보면 이렇게 판결이 늦어질 리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헌재가 빠른 판결로 국가적 혼란을 잠재우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모 씨(60, 익명 요청)도 "헌재가 헌법에 따라 빨리 탄핵 결정을 해서 국민들의 여러 의구심과 불안을 해소해 주면 좋겠다"고 했다.
▲22일 서울 광화문 앞에서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16차 범시민대행진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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