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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지난해 中에 들인 장비 1년 전의 10배, 왜 늘었나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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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중국 우시 공장 생산라인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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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SK하이닉스의 중국 반도체 공장 장비 투자 규모가 전년의 10배 규모로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온 장비 규모 역시 같은 기간 62배 늘었다. SK하이닉스가 미국의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로 인정받은 데 따라 중국 공장 장비 반출입을 활발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23일 SK하이닉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중국 현지 공장에 반입된 장비 규모는 1106억8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전년(113억1900억 원)보다 9.7배가량 늘었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에 D램 반도체 공장, 충칭에 패키징 공장, 다롄에 인텔로부터 인수한 낸드 공장을 운영 중이다.

2022년 10월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첨단 반도체 생산을 차단하고자 자국에서 생산한 반도체 장비의 중국 반입을 금지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이후 일본, 네덜란드 등 동맹국에도 이같은 조치를 따르도록 압박했다. 글로벌 반도체 장비 시장은 네덜란드 ASML,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얼리얼즈·램리서치·KAL, 일본 TEL 등 상위 5개사가 점유율 90%를 차지한다. 이들로부터 장비를 수입하지 못하면 첨단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도구를 손에 쥐지 못하는 구조다.

중앙일보

차준홍 기자


2023년 5월 한국 기업들은 미국의 VEU 방식에 따라 수출통제조치가 무기한 유예되는 예외를 인정 받았다. 하지만 미국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한국 기업들은 그해 중국 공장의 장비 반입을 축소했고, 노후 장비의 매각 규모도 대폭 줄였다. 일반적으로 노후 반도체 장비는 딜러들이 매입해 시장에 판매하는 구조인데, 장비를 사들인 중국 기업이 이를 활용해 첨단 기술을 확보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SK하이닉스 중국 공장에서 한국으로 들여온 장비는 총 2942억3200만 원 규모로 앞선 4년의 총 합계보다도 많았다. 한국 공장의 장비를 중국으로 보내고, 중국 내 노후화된 장비를 한국으로 보내는 등 미국의 제재 범위 내에서 중국 공장 생산설비 효율화를 추진해온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장비 매입과 매각의 90%는 D램을 생산하는 우시 공장에서 이뤄졌다. SK하이닉스는 “생산 효율화 차원에서 장비들이 오고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익은 반짝...앞날은 안갯속



중앙일보

차준홍 기자



지난해 SK하이닉스의 중국 지역 수익은 반짝 상승했다. 2024년 중국 지역 영업이익은 6110억원으로 전년 대비 854% 증가했다. 중국이 지난해 경기 부양을 위한 ‘이구환신’ 정책 자금으로 1500억위안(약 30조원)을 풀었고, 이로 인해 침체됐던 모바일 제품 등의 수요가 살아나면서 반도체 수요도 늘었다는 분석이다. 중국에서 SK하이닉스는 저전력D램(LPDDR), 낸드 플래시와 같은 모바일용 제품을 주로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앞날은 안갯속이다. 중국 메모리 기업들의 성장으로 자급자족이 늘면서 한국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수익성은 어둡지만, 여전히 중국 공장에 목돈은 투입되고 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중국법인에 빌려준 장기대여금 중 올해 만기 되는 금액은 약 7조원이다. 지난해 5000억여원의 자금도 중국 법인에 추가 출자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첨단 반도체를 넘어 레거시(범용)칩까지도 제재를 확대하는 안을 검토한다는 점도 한국 기업에는 악재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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