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독재자, 트럼프 힘 입어 인권·법치 후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버지니아 상공에서 플로리다에서 워싱턴 DC로 비행하는 동안 에어포스원에 탑승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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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차민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권위주의로 전락하고 있다.”
영국의 진보성향 매체 가디언이 22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민주주의의 가치들을 훼손하면서 권위주의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비판언론에는 재갈을 물리고 정권 친화적인 언론에는 당근을 주는가 하면, 불법 체류자들을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추방하고 법원의 명령들도 잇따라 무시하면서 민주주의 원칙들이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셋마이어는 민주주의가 심각한 위기를 맞았음에도 이를 제대로 비판하고 지적하는 목소리는 그리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언론과 야당 인사들이 미국인들에게 이런 점을 제대로 소통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이런 현상이 일반화되고 있다는 게 현재의 가장 큰 위험”이라고 했다.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진 미국의 민주주의 시스템을 트럼프가 악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공화당 출신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자였던 데이비드 프럼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트럼프의 거의 모든 행동이 의도적인 불법”이라면서 “그는 미국의 민주주의 시스템이 자신을 가로막기에는 너무 망가져 버렸다는 것을 알고 도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가 문을 박차고 들어가면 (민주주의라는) 건물 전체가 무너져 버릴 것’이라는 태도”라면서 “미국에 시험의 시간이 다가왔다”고 했다.
공화당 정치전략가로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존 매케인 캠프에서 일했던 스티브 슈미트는 “트럼프는 오벌 오피스(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에서 권위주의적인 TV 쇼를 제작하고 있다”면서 “틱톡에선 정부가 공개한 노래와 영상과 함께 (불법 이민자) 추방 장면을 볼 수 있는데, 부조리와 악의의 극장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일들이 사람들을 (정부가) 힘과 권위를 휘두르는 것에 둔감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주의적 행보에도 국정 지지율은 견고한 편이다. 최근 NBC 뉴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의 대통령직 수행 전반에 대한 지지율은 47%로, 집권 1기 기간을 포함해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세계의 다른 권위주의 지도자들이 미국의 정권 교체 이후 트럼프 정부의 사례를 따라 법치와 인권을 후퇴시키고 있다는 보도도 잇따랐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의 발언과 정책, 행동이 전 세계에서 성소수자 권리, 표현의 자유, 법치주의에 대한 공격의 핑계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헝가리, 튀르키예, 세르비아 등을 예로 들었다.
특히 최근 헝가리에서 성소수자 권익을 옹호하는 거리 행진을 금지하는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된 사례가 중점적으로 거론됐다. 오르반 빅토르 총리가 이끄는 극우성향 여당이 과반을 이룬 헝가리 의회에서는 지난 18일 부다페스트에서 매년 열리는 ‘프라이드’ 행사를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그동안 성소수자 권익 보호를 중시해 온 조 바이든 행정부의 심기를 거스를까 봐 프라이드 행사를 금지하지 못했는데,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했으니 더 이상 미국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졌음을 노골적으로 밝힌 것이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유럽본부의 로사 밸포어 이사는 트럼프 정부가 “전 세계 독재자들과 잠재적 독재자들을 하나로 모으고 있다”면서 “이들은 급진적 우파 의제를 공유하고 있으며, 정책과 목표에서 그동안 여겨졌던 것보다 훨씬 더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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