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7 (목)

'태풍급' 바람에 속수무책…나흘간 전국 52곳서 산불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의성 산불, 바람 타고 동북쪽 안동까지 번져



[앵커]

전국 곳곳에서 난 대형산불은 오늘(24일)도 꺼지지 않았습니다. 경남 산청은 나흘째, 경북 의성은 사흘째 활활 타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 낮에는 태풍급 바람이 불면서 불길을 잡는 데 실패했는데, 경북 의성에 나가 있는 취재 기자 연결하죠.

윤두열 기자, 지금 윤 기자 뒤로 다 타 버린 곳들이 보이는데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

네, 제 뒤로 기와가 다 무너진 채 집에 내려앉은 모습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저쪽을 보시면 불길이 다시 마을 쪽으로 번지는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미 이곳 현장은 벼 건조기, 트럭, 트랙터 할 것 없이 몽땅 타버렸습니다.

의성에 이런 곳이 100군데가량이나 됩니다.

더 피해가 나지 않도록 오늘 헬기 60대를 이곳 의성에 집중해서 확산하는 불길을 막아보려 했지만, 여전히 불은 번지고 있습니다.

태풍급 강한 바람이 불어서인데요.

긴박했던 오늘 낮 상황은 리포트로 보시겠습니다.

+++

오후가 되자 산불 조심 깃발이 요동칩니다.

불은 순식간에 산 능선을 따라 번집니다.

대피하라는 긴급재난문자는 쉴 새 없이 울립니다.

[삐! 와, 또 왔어!]

산에 있는 진화대원들, 다 빠지라는 명령까지 내려집니다.

대피령이 떨어진 마을로 가 보니 마지막 남은 주민들이 서둘러 빠져나갑니다.

남은 사람이 있을까 한시가 급합니다.

[이장님. 이 집은?]

[체육관으로 대피하려고. 바람 불어서 지금 재발했거든요. {삐! 어? 지금도 막…}]

마을은 금세 텅 비었고 소방차만 남았습니다.

오늘(24일) 하루에만 22개 마을에 추가 대피령이 떨어졌습니다.

이렇게 대피한 주민들이 가장 많이 모인 곳이 의성체육관인데 불길은 이곳 앞까지 번졌습니다.

[벌써 산을 한번 넘었는데, 뭘. {보니까 이쪽하고 저쪽 연기가 바로 뒤에요, 바로 뒤.}]

대피소를 지키려 헬기 3대가 동시에 뜹니다.

가까스로 더 번지는 걸 막았습니다.

하지만 최대 초속 25m까지 불어온 바람에 막는 것보다 번지는 속도가 더 빨라 오늘 밤이 고비가 될 전망입니다.

+++

[앵커]

바람이 굉장히 강하게 불고 있는데,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불이 안동까지 번졌다고요?

[기자]

네, 의성 산불은 바람을 타고 동북쪽으로 계속 번졌습니다.

오후 4시쯤엔 안동까지 올라가 안동 길안면, 남선면 주민에게 대피하라는 문자를 발송했습니다.

또 의성과 안동 사이에 있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불이 붙기도 했습니다.

[앵커]

지금 의성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 난 산불도 아직 안 꺼진 상태 아닙니까?

[기자]

네, 지난주 금요일 경남 산청에서 난 불도 아직 끄지 못했습니다.

오늘 다 끄는 게 목표였지만 역시 강한 바람 때문에 진화율 85%를 보이고 있습니다.

역시 산불 3단계가 내려진 울산 울주군 산불 진화 작업도 비슷한 상황에 머물고 있습니다.

지난주 금요일부터 오늘까지 나흘 동안 전국 52곳에서 산불이 나 축구장 1만 3800개가량의 산림이 산불 영향을 받았습니다.

국가 소방동원령이 발령돼 산청, 의성, 울산 산불 3곳에만 소방공무원 506명과 소방차 245대가 동원됐습니다.

정부는 경남 산청에 이어 경북 의성과 경남 하동, 울산 울주도 특별재난구역으로 선포했습니다.

[영상취재 이인수 / 영상편집 오원석]

윤두열 기자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