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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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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톱클래스 新구상…차·철강·에너지 맞춤형 선제투자 [현대차그룹 대미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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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생산량 100만대→120만대 확대

앨라배마·조지아공장 효율화 추진

물류시간 감축, 현지 마케팅 최적화

다양한 테크기업과의 협업도 속도

현대자동차 미국 앨라배마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차량을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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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24일(현지시간) 전격 발표한 210억달러(약 31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계획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줄이고 세계 톱클래스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그룹의 구상을 본격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자동차 소비시장이자, 수많은 글로벌 테크기업의 본사가 위치해 있다. 현지에서의 대대적인 투자 확대는 소비시장에 대한 공략인 한편 다양한 테크기업과의 협업으로도 확대될 전망이다.

25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해 자동차 시장 규모는 1590만대로, 내수 시장 중심인 중국을 제외하고 단일국 기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다. 1986년 북미 시장에 처음 진출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에만 미국에서 현대차·기아 합산 기준 170만8293대를 판매하는 등 해마다 꾸준히 현지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해 왔다.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현재 생산가능한 연간규모는 2004년 가동을 시작한 현대차 앨라배마공장(36만대)을 비롯해 기아 조지아공장(34만대)과 올해 완공하는 HMGMA(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30만대)까지 총 100만대 수준이다.

이번 투자 발표에 따라 HMGMA에서 20만대의 추가 증설이 이뤄질 경우 현지에서 연간 생산가능한 물량은 120만대까지 늘어난다. 여기에 앨라배마와 조지아공장에서의 생산시설 현대화와 효율화까지 진행되고 있어 더욱 다양한 차량을 현지에서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힘쓴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 지목하는 현대차그룹의 가장 큰 생산 장점은 ‘혼류생산(한 개의 생산 라인에서 다양한 차량을 제작 가능)’이다.

이번 투자를 통해 현대차그룹의 혼류생산 시스템이 더욱 활성화하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앨라배마 공장은 엘란트라(아반떼)와 싼타페·투싼·소나타가, 기아 조지아 공장은 텔루라이드·쏘렌토·스포티지·K5(옵티마)의 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HMGMA에서도 최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전기차(EV)와 하이브리드차(HEV)를 더욱 생산할 수 있게 된다. 현지에서 필요한 차량을 더욱 빠르게 공급하고, 필요한 차량용 옵션이나 정비 등 문제도 보다 쉽게 대응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물류업계 고위 관계자는 “현재 국내 공장에서 생산한 물량이 미국으로 가는 데는 서부연안(롱비치, 샌에고)의 경우에는 약 12일, 동부연안(볼티모어, 브런즈윅 등)의 경우에는 25일 이상이 소요되고 있다”면서 “현지 생산을 획기적으로 늘리게 될 경우, 차량을 운반하면서 오는 시간 리스크를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투자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준비하고 있는 관세 문제에 있어서도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향후 미국에 수출되는 차량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잇따라 내놓은 바 있다. 미국 정부가 이를 그대로 시행할 경우 국내 업계의 수출 차량 가격에 큰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해 판매량을 기준으로 현대차그룹의 미국 현지 판매량은 굴로벌 자동차그룹 기준 4위였다. GM(제너럴모터스)이 268만9346대로 1위를 지켰고, 토요타가 233만2623대로 2위, 포드가 206만5161대로 3위에 랭크됐다. 5위는 142만3857대를 판매한 혼다가 이름을 올렸다.

이번 현지 생산 확대를 통해서 관세문제에서 자유로워질 경우 혼다와의 격차를 벌리고 36만대 차이를 기록한 포드와의 격차도 좁힐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건설되는 270만톤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는 현지에서 생산되는 차량에 공급할 자동차 강판의 수급을 원활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급 현지화를 통해 관세 등 불확실한 대외 리스크에 대응력 또한 높일 수 있다. 여기에 견고한 철강 수요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해 철강 분야 신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이란 기대감도 감지된다.

아울러 미래산업·에너지 부문에서 63억달러 집행을 통해서는 북미 시장에서 미래 먹거리 경쟁력을 위한 기반 확대에 나선다. 현재 현대자동차그룹이 주력하고 있는 자율주행을 비롯해 로봇, AI(인공지능), AAM(미래항공모빌리티) 등 미래 신기술 투자에 대한 내용이 대거 담겼다.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주요 글로벌 테크기업들과 현대차그룹의 미국 현지 법인인 보스턴다이나믹스, 슈퍼널, 모셔널과의 사업연계도 한층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근 현대차그룹은 미국의 대표적인 혁신 기업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상호간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엔비디아와는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로보틱스 등 핵심 모빌리티 솔루션을 지능화하고 사업 운영 전반에 걸쳐 AI 기술 적용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자율주행기업인 구글의 자회사 웨이모와는 HMGMA에서 생산한 아이오닉 5를 활용해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웨이모 원) 확대에 힘을 모으고 있다.

현대건설은 미국 홀텍 인터내셔널과 손잡고 올해 말 미국 미시건주에 SMR(소형 원전 모듈) 착공을 추진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미국 텍사스주 태양광발전소 사업권을 인수하고, 2027년 상반기 상업운전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내 자동차기업들과의 전기차 초고속 충전 서비스 연합체인 아이오나(IONNA)를 통해 충전소 설치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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