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억달러 투입 연간 270만톤 규모
국내 업체 첫 ‘美 일관제철소’ 건설 의미
“K-철강 세계화·관세리스크 해소 묘책”
현대제철 인천공장 전기로 [현대제철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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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이 미국에 건설하는 ‘친환경 전기로 제철소’는 국내 철강업계 최초로 미국 현지 일관제철소(쇳물부터 최종 철강제품까지 한 곳에서 생산하는 공장)를 설립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동차강판 공급 현지화를 통해 미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중장기 탄소저감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25일 현대제철은 “2029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총 58억달러(약 8조5000억원)를 들여 루이지애나주에 전기로 제철소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생산 규모는 연간 약 270만톤 규모다. 현대제철이 처음으로 해외에 짓는 일관제철소이자, 미국 현지에서도 사상 처음으로 지어지는 전기로 일관제철소에 해당한다.
저탄소 원료인 철스크랩(고철)을 투입해 쇳물을 만드는 전기로 공정은 기존의 고로 공법 대비 탄소배출을 최대 75% 줄이면서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앞서 우리 철강업체들이 현지에서 보유하고 있는 가공공장은 차량용 강판의 반제품을 미국 밖에서 들여와 현지 완성차 업계에 공급하는 수준이었다면, 이번 현대제철의 새 제철소는 현지에서 직접 철강재를 뽑아낸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둘 수 있다. 또 루이지애나 제철소가 위치하는 미국 동남부 지역은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을 비롯해 기아 조지아 공장과 신규로 가동되는 HMGMA(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아메리카)를 포함한 다양한 완성차업체의 생산 공장이 위치하고 있는 지역이다.
기존 미국 완성차 업체(GM과 포드 등)들의 경우 미시간호 연안의 러스트벨트에 생산공장을 입지시켜왔지만, 현대차그룹을 포함한 글로벌 브랜드들의 신규 공장은 주로 동남부 지역을 핵심 입지로 선정해 왔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해외에서 들여오는 철강제품에 대해 25%의 일률적인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상황에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향후 생산단가를 줄이기 위해서는 미국산 차량용 강판을 선택해야만 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루이지애나 제철소를 통해서 현대차·기아는 물론 미국 완성차 메이커들의 전략 차종에 들어가는 강판을 주력으로 공급할 계획”이라면서 “나아가 멕시코, 브라질 등 중남미 지역을 비롯해 유럽 현지 글로벌 완성차 업체까지 공략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투자를 통해서 국내 철강 산업 침체를 극복하고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해 나갈 것”이라며 “신규 고객사를 확보하는 한편 수익 중심 사업체계를 극대화하기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현대제철이 70년 이상 운영해 온 전기로 노하우를 해외시장에 알린다는 의미도 있다는 평가다. 현대제철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전기로 기반으로 약 100만톤의 자동차강판을 생산해왔고, 2022년 10월에는 세계 최초로 전기로를 통한 1.0㎬(기가파스칼)급 탄소저감 고급판재시험 생산을 성공한 바 있다.
현대제철은 최근 전기로와 고로의 복합 프로세스로는 1.5㎬급까지 생산과정을 개발했고, 최근 세계 최고강도 수준인 2.0㎬급 철강재에 대한 테스트도 마친 것으로 전해진다. 향후 이를 전기로 단일 생산체제로 구현하게 될 경우,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의 쓰임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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