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워 길 다니겠나" 불안 확산
"인근 공사 탓" 人災 주장하기도
강동구청 "정밀 종합조사할 것"
경찰은 건설사 위법사항 등 내사
매몰됐던 오토바이 운전자 사망
지난 24일 오후 서울 강동구 명일동 대명초등학교 도로에 발생한 대형 싱크홀(땅 꺼짐). 싱크홀은 지름 20m, 깊이 18m 규모로, 이곳을 지나던 오토바이 운전자 1명이 실종됐다가 25일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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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홀(땅 꺼짐)이 어디 예고하고 발생했나? 불안해 죽겠어요."
25일 오전 11시께 방문한 서울 강동구 명일동의 한 미용실. 미용사와 손님들은 뉴스로만 보던 싱크홀이란 재난이 자신들의 생활권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에 놀람을 감추지 못했다. 한 손님은 "마른하늘에 날벼락도 아니고 이게 무슨 일이냐"며 "나 역시 어제 싱크홀이 난 도로를 이용했는데, 자칫 잘못했다간 내가 피해자가 됐을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다른 손님은 사고 현장이 지하철 공사 현장과 인접해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싱크홀 발생이 인재(人災)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싱크홀이 블랙홀처럼 동네의 모든 화제를 빨아들이는 형국이었다.
서울 강동구 명일동 사고 현장은 반경 100m 주변으로 경찰의 안전띠가 둘러쳐져 있는 등 일반인의 접근이 금지된 상태였다. 싱크홀에서 불과 10여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주유소에서는 제2차 피해를 우려해 저장된 기름을 빼내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일부 주민들은 무분별한 도시개발에서 비롯될 수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사고 발생 장소 아래에서 수도권 지하철 9호선 4단계 공사가 이뤄진다는 점 역시 이 같은 의심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 역시 "사고 현장 도로에서 구멍이 나 구청에 신고를 했는데, 구청이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는 동네 사람의 푸념을 들은 적이 있다"며 "우리나라는 뭔가 큰 사고가 나야 움직이지 그전에는 안 움직인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와 소방당국은 지하철 공사 연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신중한 입장이다. 강동구청 관계자는 같은 날 현장 기자회견에서 "정밀 종합조사를 통해 사고의 원인을 확인할 계획"이라며 "원인 조사 후 도로를 신속히 원상복구해 차량 통행이 이뤄지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고 발생을 기점으로 반경 300m 이내에 어떤 민원 등이 접수됐는지 등을 파악 중"이라고 부연했다.
사고 현장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오토바이 운전자 박모씨(34)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도 검토 중이다.
전날 오후 6시29분께 강동구 대명초등학교 인근 사거리에서는 지름 20m, 깊이 18m가량의 대형 싱크홀이 발생했다.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박씨가 싱크홀에 빠져 실종된 뒤 17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됐고, 함몰 직전 현장을 통과한 자동차 운전자 1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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