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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호의 앵커칼럼] 특권, 내려놓겠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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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에는 아주 유명하고 좋은 말이 나옵니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런데, 한마디 덧붙입니다.

"어떤 동물들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 평등하다"

"평등하다"로 충분한데 왜 "더 평등하다"고 했을까요?

일반 동물들과는 다른, 더 평등한 '어떤 동물들'이 등장한 거죠. 바로 새로운 특권계급, 돼지들입니다.

민주당의 강성 친명계, 장경태 의원이 이른바 '국회의원 폭행 가중처벌법'을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국회 안 폭력 행위만 처벌하던걸, 국회 밖까지 확대해 5년까지 징역을 선고할 수 있게 하는 게 주요 내용입니다.

국회의원을 더 엄하게 보호해 대의민주주의를 보장하자는 취지랍니다. 국회의원만 소중하고, 다른 분야 인사들은 그럼 아무것도 아닌가요?

유승민 전 의원이 당장 "스스로를 동물농장의 돼지라고 생각하는 특권의식"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런데 장 의원이 이 개정안을 만들려는 건, 이재명 대표 때문입니다. 신변 위협설로 방탄복까지 입고 다니는 상황이 안타까웠던 모양입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의 대꾸가 눈에 띕니다.

"아예 이재명 의원을 때리면 사형에 처한다는 법안도 발의하라"

국회의원의 특권의식을 넘어, 일극체제 이재명 대표를 향한 애틋함은 과도해 보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의 아버지는 이재명 대표님이십니다."

정청래 의원은 이 대표의 자서전 '인간 이재명'에 대해 "인간 이재명과 심리적 일체감을 느끼며, 아니 흐느끼며 읽었다"고 합니다.

한 의원은 이 대표가 허위사실 공표죄로 실형을 선고받자, 이 조항을 삭제하는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대통령 가운데 유일하게 고졸에, 재임 때 인기가 바닥이었던 트루먼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는 건 호랑이를 타는 것과 같다"고 했습니다. 대통령이 짊어진 무거운 책임을 강조하면서 국민의 무서움을 깨우치려 했습니다.

서거할 때 "평범한 미국인이 위대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는 찬사를 들었고, 가장 위대한 대통령 중 한 명으로 지금은 꼽힙니다.

그만큼 자신을 과시하거나 자만하지 않고, 국민을 호랑이로 아는 겸손이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3월 25일 윤정호의 앵커칼럼, '특권, 내려놓겠다더니' 였습니다.

윤정호 기자(jhyo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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