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추경 규모조차 합의하지 못해
한덕수 복귀에 고위당정 논의 가능성
우원식(가운데) 국회의장과 권성동(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가진 회동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경기 부양의 마중물이 될 추가경정예산(추경)이 공회전만 거듭하고 있다. 가속 페달을 밟아야 할 정치권과 정부 모두 상대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탓이다. 여야 원내대표가 요구했던 '이달 내 추경안 제출'도 무관심 속에서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25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전날 추경안 추진 상황에 대해 "1월 여야정 국정협의체에서 관련 논의가 있었고, 당시에 협의체 실무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정하자고 했다"며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빠르게 추경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앞서 여야와 정부는 연초 추경안 실무 논의를 하자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했으나, 이후 정쟁과 줄탄핵 등으로 논의가 진전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벚꽃 추경'은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이다. 앞서 여야 원내대표는 18일 정부에 이달 추경안 제출을 요구했으나, 기재부가 난색을 표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추경을 하기 위해선 전 부처가 추경 예산을 요구해야 한다"며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다면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여야정이 참여하는 국정협의체를 통한 합의가 추경의 선제 조건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추경안을 먼저 꺼내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기재부 내에서는 국회에 대한 불만도 상당하다. 특히 지난달 28일 더불어민주당이 회의 15분 전에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을 '보이콧'한다며 일방적으로 국정협의체 불참을 선언한 것이 결정타라는 분석이다. 거대 야당이 정부를 대화 상대로도 인정하지 않는데, 추경이 가능하겠느냐는 것이다. 심지어 민주당은 21일 최 부총리에 대한 탄핵안을 국회에 제출하기까지 했다. 예산실 관계자는 "정부는 참석조차 못 하게 하더니, 갑자기 이달까지 추경안을 내라고 하니 당혹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다만 추경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전날 직무에 복귀하면서 추경 논의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민의힘은 이르면 이번 주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대형산불 문제와 추경안을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국가 재난 대응과 경제위기 대응을 위해 한 대행이 참석하는 여야정 국정협의체를 복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종=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