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가정보국 "북한은 언제든 불쑥 핵실험을 할 준비 돼 있다"
'핵 군축' 北 원하는 기류 조성 중…美 자극 돌발 행동 자제할 듯
25일(현지시간) 털시 개버드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왼쪽)과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모습. 2025.03.25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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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미국의 정보기관이 북한이 언제든 핵실험을 감행할 준비가 돼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북한의 핵 능력에 대한 트럼프 2기 정보당국의 첫 공식 평가가 나온 것인데,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실험 준비를 완료했더라도 미국·러시아와의 정치적 관계 등을 고려했을 때 이를 실행에 옮길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핵 군축 기조'에 힘 싣는 美 국가정보국 보고서
털시 개버드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25일(현지시각) 상원 정보위의 모두발언 자료에서 "북한은 언제든 불쑥(on short notice) 핵실험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이는 북한의 영향력과 위상을 강화하고 정권을 방어하며 적어도 암묵적으로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바이든 정부 때였던 지난해 초 DNI의 연례 보고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DNI는 당시에도 "북한이 협상으로 핵무기를 포기할 의사가 없으며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이날 개버드 국장은 "김정은은 전략무기 개발의 진전, 러시아와의 관계 심화, 북한의 경제적 내구성을 미국의 비핵화 요구에 대한 협상력 강화 및 제재 완화 필요성 감소 요인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과거에 비해 북한의 대미 대화 수요가 낮아졌다는 뜻으로, 미 정보당국이 북한에 비핵화를 요구해선 협상이 전개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할 기술적 준비는 마쳤지만, '핵 군축'이라는 스몰 딜 방식의 대화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미국과 국제사회를 자극할 행보를 보이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하면 다시 비핵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여론이 올라가는 역풍을 맞는 등 실질적인 이익이 거의 없다는 관점에서다.
우선 북한이 공들이고 있는 러시아와의 관계가 불편해질 수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불과 일주일 전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핵 군축 논의를 진행하겠다는데 큰 틀에서 합의한 바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하는 것은 미러 정상을 자극하는 악수가 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 등 미국과의 대화에 공을 들이는 러시아는 특히 북한이 자신들과 유사한 노선을 택해 계속 우방으로 역할을 해주길 바랄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작년 말 미국 대선을 앞두고 우라늄 농축기지를 처음 공개한 데 이어 이달 초에는 미국을 겨냥한 핵잠수함 건조 현장을 보여주며 관심을 끌면서도, 직접적인 군사적 행동에는 나서지 않는 모양새다. 이 역시 북한 핵실험을 전략적 카드로 고려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상규 한국국방연구원 핵안보연구실장은 "지금 북한이 러시아와 미국과의 관계를 저버릴 만큼 절박한 입장은 아니기 때문에 핵실험 가능성은 희박하다"라고 설명했다.
우크라 종전·노동당 창건 80주년 등 대내외 상황은 변수
또한, 내부적으로 오는 10월 노동당 창건 80주년이나 올해 연말 또는 내년 초에 개최될 제9차 당 대회를 전후로 결속용 핵실험을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
최승우 서울안보포럼 북핵대응정책센터장은 "북한이 미국의 우선순위에서 계속 멀어져 어느 순간 메시지를 줘야겠다고 느끼는 상황이 오면 대미용 초대형핵탄두를 공개하며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예상했다.
plusyo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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