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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1 (월)

'이재명 무죄' 충격에 휩싸인 與...여론 역풍·尹탄핵 기각 기대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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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5.03.26. /사진=뉴시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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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충격에 휩싸였다. 1심 징역형이 항소심에서 무죄로 뒤집힐 확률은 낮다고 봤던 데다, 윤석열 대통령이 파면돼 조기대선을 치를 경우 이 대표를 낙마시킬 최대 카드가 사실상 사라졌다는 점에서다.

여당은 이 대표가 대권가도 등에서 일단 유리한 고지에 선 것은 맞지만, 오히려 야권에 권력의 균형추가 쏠리게 됐단 면에서 역풍이 불 수도 있다며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서울고법 형사6-2부(부장판사 최은정·이예슬·정재오)가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재판 결과는 잘 아시다시피 우리당으로선 대단히 유감스럽고 대법원에서 빨리 신속하게 6·3·3(1심 6개월, 2·3심 3개월 내 선고) 원칙에 따라 재판해서 정의가 바로잡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권 위원장은 "이 정도로 마치겠다. 뭐 길게 드릴 말씀이 없다"고 줄였다. 지도부는 당초 이 대표 항소심 결과에 대한 백브리핑을 준비했으나 의외의 결과가 나오자 입장문을 줄였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무죄 선고 직후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03.26. /사진=뉴시스 /사진=권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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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원내대표는 판사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권 원내대표는 "허위사실 공표로 수많은 정치인들이 정치 생명을 잃었는데 어떻게 이 대표는 같은 사안임에도 무죄를 선고할 수 있는지 법조인인 제 입장에서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가 없다"고 했다.

특히 "백현동 (발언의) 경우 국토(교통)부의 압력, 협박으로 어쩔 수 없이 용도변경했다고 말했는데 명백히 허위사실"이라며 "정말 합리적 사고를 가진 법관이라면 이런 판단이 불가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이걸 처벌하지 않는다는 건 자기들 정치성향에 맞춰 재판했다는 방증이다.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여당은 그간 '이재명 망언집'까지 낼 정도로 이 대표 공세에 집중했다. 윤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여당으로선 일종의 돌파구였다. 조기대선을 가정하더라도 이 대표의 12개 혐의·5개 재판 중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1심의 유죄가 2심까지 유지될 경우 이 대표의 정치적 생명을 직접적으로 위협할 혐의로 지목됐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늦어지면서 여권에선 이 대표의 대법원 유죄 확정판결이 조기대선 전 나와 후보직이 박탈될 가능성마저 거론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5.03.26. /사진=뉴시스 /사진=최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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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대표가 이날 항소심에서 일단 무죄를 받으면서 검찰이 상고하더라도 조기대선 전 결과가 나오긴 어려울 전망이다. 조기대선이 열린다면 민주당 후보는 이 대표로 확정된 게 아니냐는 분석마저 나온다.

다만 여권에선 이 대표에 대한 이날 무죄 판결이 야권에 오히려 역풍을 가져다줄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탄핵 국면에서 여야 진영이 절반으로 극명히 갈린 가운데 이 대표와 야권에만 유리한 사법적 판단이 나올 경우 보수 지지층은 물론 중도층도 냉정한 판단을 할 수 있단 점에서다. 또 대법원 판결과 다른 재판도 줄줄이 남아있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해소된 건 결코 아니란 입장이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가 2심에서 무죄를 받았다고 해서 국민적 여론마저 나아질 거란 기대는 하지 마시라. 이 대표가 '전과 4범'이라는 사실과 '8개 사건, 12개 혐의, 5개 재판'이라는 꼬리표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대권주자 1위지만 확장성에 한계가 있었던 것은 사법리스크 때문만이 아니라 자질적인 문제, 말 바꾸기, 기본소득 정책에 대한 거부감 등이 있었다"며 "이번 판결로 국민들이 더 냉정한 판단을 하리라고 본다. 오히려 이 대표가 차기 대통령에 가까웠단 점에서 더 공포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모경종 의원을 비롯한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이 2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고궁박물관 앞 더불어민주당 천막당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2심 선고 무죄를 확인하자 만세를 부르고 있다. 2025.03.26. /사진=뉴시스 /사진=정병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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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당 관계자는 "판결문의 논리에 대해 보수 지지층 반발이 극심할 것 같다. 역풍이 클 것"이라고 했다.

양 진영의 균형추를 맞춘단 점에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 기각 가능성이 높아졌단 전망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또다른 여권 관계자는 "이 대표가 무죄가 됐는데 윤 대통령까지 파면되면 그야말로 이재명 대통령 만들어주는 꼴"이라며 "헌법재판관도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2~3명으로 추정되는 보수 재판관들 입장에선 보수 지지층의 목소리를 외면하기가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지난 20일 유튜브채널 '이준석' 라이브방송에서 "(이 대표가) 무죄 판결이 나오면 탄핵 기각·각하 의견을 가진 재판관이 이를 더 강하게 주장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언론을 통해 퍼지고 있다"며 "이는 그만큼 헌법재판소가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한편 2심 무죄 판결이 정국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란 의견도 나온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조기대선이 열리면 이재명 대표는 오늘 유죄가 나왔어도 후보가 될 것이었다"며 "1심과 2심을 국민들이 비교하며 각자 판단을 내릴 것이고, 어차피 양 진영이 갈라진 상황에서 이번 무죄 판결로 이 대표를 지지하지 않았던 이들이 이 대표를 지지하게 될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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