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수 적어 골든타임 확보 난항
산림청 가동 초대형헬기 5대 그쳐
4월 2대 추가되지만 여전히 부족
큰 산불 현장마다 3000ℓ 3대 필요
추락헬기 기장 ‘40년 경력 베테랑’
3번째 이륙 7분 만에 전신주 걸린 듯
30년 노후화… 헬기 운항 한때 중지
현장 수습 26일 경북 의성군 신평면에서 산불 진화 작업 중 헬기가 추락해 기장이 목숨을 잃은 가운데 소방 대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의성=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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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산림청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51분쯤 경북 의성군 신평면 교안리 한 야산에서 산불 진화 작업을 벌이던 헬기 1대가 추락했다. 진화작업 중 전신주 선에 걸려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고로 사고 헬기를 몰던 기장 A(73)씨가 사망했다. 추락 헬기는 강원도가 민간업체에서 임차한 헬기로 담수량 1200ℓ의 S-76 기종이다. 1995년 7월 생산돼 30년 가깝게 운항했다. 추락헬기는 산불진화 작업 지원을 위해 전날 오후 2시 강원 인제군서 출발, 오후 5시34분 첫 진화작업에 투입됐다. 이날 오전 9시34분 두 번째 진화작업에 나섰고, 오후 12시44분 세 번째 진화지원을 위해 이륙한 지 7분 만에 추락했다.
산림청이 보유한 산불진화 헬기는 모두 50대다. 담수량 8000ℓ의 초대형헬기(S64) 7대와 담수량 3000ℓ의 대형헬기(KA-32) 29대, 2000ℓ의 중형헬기(KUH-1) 3대, 800ℓ 소형헬기(SA350-B2) 4대, 600ℓ의 소형헬기(BELL206L-3) 7대로 구성돼있다. 초대형헬기는 현재 5대만 가동 중이다. 1대는 엔진 장착 중으로 다음달 5일부터 운행하며, 나머지 1대는 제작사가 있는 미국에서 엔진 검사 후 다음달 말 들어온다.
현재 경북 의성, 경남 산청, 울산시 울주 등 대형산불 현장에는 30대∼35대가 투입돼 진화 중이다. 15대가 정비 등을 문제로 운행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주력 기종인 KA-32 헬기 중 8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부품을 교체하지 못해 지난해 상반기부터 운용이 중단됐다. 내년엔 가동 못하는 헬기가 14대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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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헬기는 산불 초기 진화의 핵심 장비이다. 전문가들은 지상 인력과 소방차량 접근이 쉽지 않은 탓에 불길 확산을 막고 강도를 낮출 수 있는 헬기진화가 초기 진화 여부를 가른다고 입을 모은다.
추락 헬기. 강원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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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온 건조한 날씨에 강풍까지 불어 산불 강도가 강하면 최소한 한 현장에는 3000ℓ의 대형헬기 3대 이상은 투입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금처럼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발생하면 100대 이상 돼야 초기 대응이 가능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헬기 노후화도 심각하다. 지난해 10월 기준 산림청 보유 헬기의 66%에 달하는 33대가 도입 20년이 초과된 것으로 나타났다. 30년 이상된 산불진화 헬기도 12대에 달했다. 2021년 이후 지난해까지 진화헬기 결함으로 작전을 수행하지 못한 건도 82건이었다.
산림청은 올해 127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장비 현대화에 나서는 한편 내년엔 담수량 1만ℓ인 치누크 헬기와 2500ℓ 중형헬기 2대를 들여올 예정이다. 산림청은 1조3467억원의 피해가 난 2022년 산불 이후 매년 1대씩 담수량 1만ℓ 치누크 헬기를 도입키로 계약했다. 첫 운용 시점은 2027년 이후이다. 산림청은 2027년까지 산불진화헬기 58대, 2035년까지 70대를 배치할 계획이다.
이태형 구미대 교수(소방재난안전)는 “시·군에서 임차한 저용량 헬기는 담수량이 적어 사실상 진압 효과는 미미하다”면서 “소방차가 항상 따라다니며 급수를 해줘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행정력과 시간이 소모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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