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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일)

[사설] 하늘만 쳐다 보는 ‘영남 산불’, 지리산까지 번졌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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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경남 산청에서 발화된 영남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26일엔 산청에서 하동으로 번진 산불이 강풍을 타고 지리산국립공원 방화선 내부 200m까지 확산했다. 총력으로 막고 있지만, 지리산도 위태로워진 것이다. 경북 의성에서 다시 거세진 산불은 인근 안동·청송·영양·영덕 등지를 빠르게 덮쳤다. 고온 건조한 날씨에 수시로 방향이 바뀌는 화풍 탓에 진화 작업은 악전고투 중이다. 설상가상으로, 이날 의성군 야산에서 불을 끄던 헬기가 추락해 조종사 1명이 숨지고, 모든 소방헬기 출동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영남을 덮친 대형 봄 산불로 총체적 재난 위기에 처했다.

6일째 영남권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이번 산불로 26일 오후 4시 현재 24명이 사망했다. 산불 사망자 수로는 1997년 이후 28년 만에 최대 인명 피해다. 희생자 대부분이 60~70대로 갑작스럽게 대피를 시도하다가 차 안이나 도로 위에서 숨졌다. 재난문자 늑장 발송으로 사전 대피가 어려웠던 사례가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안내된 대피장소가 5분 만에 바뀌어 혼선과 피해를 키웠다. 뿌리까지 타들어간 산림 피해도 막대하다. 지난 25일 오후 6시 기준 서울 여의도 면적의 52배가 넘는 산림이 불길에 사라졌다. 천년고찰인 의성 고운사를 비롯해 산속 국가유산 5곳도 소실됐다.

현재로선 불길이 잡힐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다. 초속 20m 넘는 강풍을 타고 불씨들이 이쪽저쪽으로 날아다니고, 짙은 연기 탓에 시계까지 불량해 소방대원들이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험준하고 복잡한 산악지형 특성상 사람이나 장비 접근이 어려워 불길을 직접 제어하는 데 한계가 있다. 당장 큰비가 내려 진화에 도움이 되길 바라지만, 이마저도 영남권에는 27일 5㎜가량 비가 올 것으로 예상돼 산불을 끄기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정부 당국은 민관군의 국가적 진화 역량을 총집중해 불을 잡아야 한다. 그러면서 해마다 되풀이되는 봄철 대형 산불을 더 이상 기상 탓으로만 돌려선 안 된다. 소방헬기나 첨단 진화장비를 확충하고 재난 통합관리체계 구축에 적극 나서야 한다. 피해 주민 보호와 복구 지원도 시급하다. 이들을 위해 임시 주거시설과 생필품 지원에 한 치의 빈틈도 없어야 한다. 여야와 정부는 경기 한파에 산불까지 얹어진 지금 추경 편성을 서두르기 바란다.

26일 경북 의성군 신평면 교안리 야산에 산불 진화용 헬기가 추락해 기체와 잔해가 흩어져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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