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천년고찰 '고운사' 전소…축사는 그대로 무덤으로 '참혹'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앵커>

야속한 산불은 주민들이 평범한 삶을 살아왔던 터전을 한순간에 무너뜨렸습니다.

속절없이 타버린 피해 현장에 TBC 남효주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경북이 보유한 국가지정문화유산 가운루가 새까만 잿더미가 됐습니다.

고운사의 또 다른 보물 연수전도 형태조차 알아보기 어려울 만큼 무너져 내리고 널브러진 기왓장과 탄내만이 가득합니다.

다행히 대웅전은 불에 타지 않아 경내에 있던 고운사의 마지막 보물, 석조여래좌상은 화마를 피했습니다.

폭탄을 맞은 듯 폭삭 주저앉은 주택 위로 흰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새로 산 가재도구도 모두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소 50마리를 먹이던 축사는 그대로 무덤이 돼 버렸습니다.

[김대현/안동시 길안면 명덕리 : 어제저녁에 술 먹고 울기도 했고. (피해액) 돈은 3억도 넘지 뭐.]

토마토를 재배해 한창 출하 중이던 비닐하우스도 전부 타버렸습니다.

농민들의 속도 시커멓게 타들어 갑니다.

[우병수/안동시 임하면 임하1리 : 들어갈 밑천 다 들여가지고. 기름값, 전기요금, 신나게 다 들여가지고, 공들여가가지고 한창 출하하는데.]

밤새 단전과 통신 장애까지 이어지면서 현장 복구는 엄두도 못 내는 상황.

[박봉희/안동시 길안면 : 진짜 아비규환. 전쟁터보다 더한 것 같아요. 마음이 아파요. 정말 아파요.]

화마에 공장도 잇따라 내려앉았고, 새싹이 돋던 골프장 페어웨이는 시커멓게 변해버렸습니다.

산불의 경로를 따라 안동에서 영양으로 넘어가는 길, 토사가 무너져 내리고 소나무는 힘없이 가지를 늘어뜨렸습니다.

물 좋고, 산 좋은 곳에 줄지어 늘어섰던 펜션들은 이제 복구가 불가능한 지경입니다.

평생을 일군 삶의 터전이 단 몇 시간 만에 폐허가 됐습니다.

영양에 이어 산불이 넘어간 영덕에서도 농기구와 축사가 불에 타는 등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영상취재 : 김명수·강중구·이상호 TBC)

TBC 남효주

▶ 네이버에서 S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가장 확실한 SBS 제보 [클릭!]
* 제보하기: sbs8news@sbs.co.kr / 02-2113-6000 / 카카오톡 @SBS제보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