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용성 금융통화위원 (서울=연합뉴스) 장용성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장용성 금융통화위원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3.19 [한국은행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우리나라 통화정책을 좌우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 가운데 상당수가 30억원 이상의 재산을 보유한 자산가로 확인됐다.

많게는 해외 주식을 포함해 재산 규모가 100억원이 넘는 위원도 있었다. 금리를 통해 물가와 금융·자산 시장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위원들이 이처럼 막대한 부동산과 주식 등을 보유하고도 중립적 시각을 견지할 수 있을지 논란이 예상된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26일 관보에 게재한 '2025년 공직자 정기 재산변동 신고사항'에 따르면 이창용 한은 총재는 모두 44억1천986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1년 전(44억7천656만원)보다 약 5천700만원 줄었다.

세부 자산별로는 이 총재 본인 명의의 경북 구미시 고아읍 임야 평가액이 11억2천500만원으로 2천800만원 이상 늘었다. 하지만 배우자 명의 강남구 역삼동 역삼래미안 아파트(59.53㎡) 평가액은 12억9천700만원에서 12억3천100만원으로 6천600만원 줄었다.

이 총재는 본인(4억3천374만원)과 배우자(3억3천743만원), 장남(9천62만원)의 예금 8억6천179만원도 신고했다. 예금 총액이 1년 전보다 줄어든 이유는 '월세·의료비·소비 등'으로 기재됐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의 재산은 23억8천343만원으로, 1년 사이 약 2억5천만원 불었다.

배우자와 공동 소유한 서울 동작동 이수스위첸포레힐즈아파트(84.95㎡) 평가액 12억원에는 변화가 없었지만, 배우자 명의 경기 부천시 다세대주택 전세 임차권 8천만원이 빠졌다.

본인과 배우자 등의 예금은 8억1천455만원에서 11억3천61만원으로 3억원 이상 늘었다. 이전 직장 상여금, 전세보증금의 월세 전환 등 때문이라는 게 유 부총재의 설명이다.

당연직 한은 총재와 부총재를 포함한 7명의 금통위원 가운데 가장 재산이 많은 사람은 102억8천622만원을 신고한 장용성 위원이었다. 2023년 4월 취임한 장 위원의 재산은 지난해 3월 신고 당시보다 24억2천67만원이나 더 늘었다.

그와 배우자는 공동명의로 평가액 총 20억2천577만원 상당의 아파트를 갖고 있다, 구체적으로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파크타운(101.9㎡)이 8억8천200만원, 서울 회현동1가 남산롯데캐슬아이리스(113.46㎡)가 11억4천377만원으로 신고됐다.

본인(39억5천574만원)과 배우자(2억8천306만원)의 예금(42억3천881만원)도 1년 사이 8억6천만원 가까이 증가했다. 부부가 보유한 테슬라·아마존 등 해외 상장주식 재산 역시 15억5천만원 이상 불어 42억3천779만원에 이르렀다. 장 위원이 미국에서 교수로 재직할 당시 매입한 주식을 장기 투자하고 있다는 게 한은 측의 설명이다.

신성환 위원의 재산(50억6천890만원)도 1년 사이 약 2억6천만원 늘었다.

보유 아파트(33억8천605만원) 평가액이 약 3억원 증가했다. 여기에는 본인 소유의 서울 이촌동 래미안 첼리투스 아파트(124.02㎡)와 배우자 소유의 이촌동 엘지한강자이 아파트(168.53㎡) 지분(39.18㎡)이 포함됐다.

9억7천675만원의 본인·배우자·장녀 예금, 약 6천900만원어치 본인 소유 비상장주식 등도 신고됐다. 하지만 지난해 신고 당시 재산에 포함된 1천470만원어치의 배우자 명의 가상자산은 1년 사이 모두 처분됐다.

지난해 2월 새로 취임한 황건일 위원은 30억2천496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취임 당시보다 약 5억원 늘었는데, 배우자가 서울 상도동 래미안상도3차아파트(114.97㎡)의 2억623만원어치 지분(28.74㎡)을 상속했고 본인·배우자 등의 예금도 3억7천506만원에서 12억7천501만원으로 불었다. 반대로 작년 신고 때 5억8천780만원에 이르렀던 네이버·삼성전자 등 황 의원 소유 국내 주식은 모두 매각된 상태였다.

작년 4월 합류한 김종화 위원은 재산은 40억5천142만원으로, 서울 방배동 방배현대멤피스2 아파트(162.80㎡·14억5천500만원)와 본인 예금(13억8천251만원) 등이 포함됐다.

역시 같은 시점에 취임한 이수형 위원의 재산은 분당구 서현동 현대아파트(189.63㎡·12억9천779만원)와 사인 간 채권 11억원 등 모두 23억3천166만원이었다.

지난해 7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회의에서 최기상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금통위원 평균 재산이 54억원으로, 평소에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부동산·금융·증권 투자를 많이 하고 관심도 많았다는 뜻"이라며 "이분들이 국민 다수의 이익을 위해 통화정책을 결정할까 의문이 드는 게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당시 이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재산이 많다고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부정이나 불법으로 재산을 많이 축적한 게 아니면 비난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질문 듣는 이창용 한은 총재 (서울=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2025.2.25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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