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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1 (화)

고객 폰 잃어버리자 비행기 회항한 항공사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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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들, 리튬 배터리 안전 규제 강화

"좌석 사이에 끼이면 압력 가해져 과열"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지난주 프랑스에서 출발해 카리브해로 향하던 에어프랑스 항공기가 한 승객의 휴대전화 분실로 인해 회항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는 리튬 배터리 과열로 인한 화재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최근 항공업계가 전자기기 배터리 안전 문제에 더욱 엄격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파리 샤를 드골 공항의 에어프랑스 산업 정비 현장에서 에어프랑스 기술자가 에어프랑스 항공기를 정비하고 있다.(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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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21일 파리 오를리 공항에서 출발한 에어프랑스 보잉 777 항공기는 승객의 휴대전화를 찾을 수 없다는 이유로 해안을 따라 선회한 후 다시 공항으로 돌아왔다. 항공기에는 승객 375명, 객실 승무원 12명, 조종사 2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에어프랑스 측은 “정비팀이 기내 점검을 실시한 결과 분실된 휴대전화를 찾을 수 있었으며 항공기는 신속히 다시 출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해당 항공기는 약 4시간의 지연 끝에 목적지인 카리브해 프랑스령 과들루프에 도착했다.

이는 지난 2월 샤를 드골 공항에서 마르티니크로 향하던 또 다른 에어프랑스 항공기가 승객의 휴대전화 회수를 위해 회항했던 사례와 유사하다.

미국 연방항공국(FAA)은 승객들에게 전자담배 및 보조 배터리(파워뱅크)와 같은 리튬 배터리가 포함된 제품을 반드시 기내 반입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위탁 수하물(화물칸)에는 보관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미국 항공안전재단(FSF)의 하산 샤히디 회장은 “비행 중 휴대전화가 좌석 사이에 끼이게 되면 좌석 조작 시 압력이 가해져 과열되거나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1월29일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에서 부산시와 소방당국, 공항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현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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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A에 따르면 지난해 리튬 배터리와 관련된 항공기 화재, 연기, 과열 사고는 총 85건 발생했다. FAA가 연간 1640만 건의 비행을 처리하는 점을 고려하면 비율은 낮지만, 화재 발생 시 기내에서 진화가 어려운 만큼 각 항공사가 예방 조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1월 한국에서는 에어부산 항공기에 보조배터리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승객들이 활주로에서 대피한 일이 있었다. 이후 세계 각국은 리튬 배터리 안전 관리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미국 사우스웨스트 항공에서는 최근 노트북 배터리 화재로 인해 비상 탈출 슬라이드를 가동한 사례가 있었다.

한국 항공기에는 기내에서 보조배터리와 전자담배를 머리 위 선반이 아닌 승객이 직접 소지하도록 의무화했고, 싱가포르항공은 아예 기내에서 보조배터리 사용을 금지하기도 했다.

일부 항공사는 승객들에게 좌석 사이에 휴대전화를 떨어뜨린 경우 반드시 승무원에게 알리도록 사전 안내하고 있다.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은 기내 방송을 통해 좌석 움직임으로 인해 전자기기가 손상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안전 유의를 당부하고 있다.

항공업계가 리튬 배터리 위험성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면서 앞으로 기내 전자기기 사용에 대한 규제가 더욱 엄격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내 전자기기 안전을 위해 승객들도 주의가 요구된다. 샤히디 회장은 “휴대전화나 보조 배터리를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보관하고, 압력이 가해지지 않는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며 “작은 부주의가 불필요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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