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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일)

핵보유국 ‘희망’서 ‘실현’으로…미, 북한 평가 1년 만에 급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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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가정보국(DNI)이 “북한이 핵보유국(nuclear power)으로 국제적 승인을 받기 위한 목표를 실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핵보유국’ 표현을 반복하는 상황에서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 비핵화가 아닌 사실상의 군축 협상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재차 확대될 조짐이다.

DNI는 25일(현지시간) 공개한 ‘2025 연례 위협 평가 보고서(ATA)’에서 “북한의 전략 무기 능력 발전과 수입 증가는 김정은의 오랜 목표인 국제적인 핵보유국 인정, 한반도 내 미군 감축, 경제적 통제력 확대, 외국의 영향력 축소 등을 실현(enable)하고 있다”고 했다. 이는 북한의 핵능력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첫 공식 평가다. DNI는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지난해 보고서에선 “김정은은 러시아와의 강화된 국방 관계를 이용해 국제적으로 핵보유국으로 인정 받으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기를 희망(hope)한다”고 했었다.

이와 관련, 털시 개버드 DNI 국장은 이날 상원 정보위원회 모두발언에서 “북한은 언제든 추가 핵실험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는 북한의 영향력과 위상을 강화하고 정권을 방어하며, 적어도 암묵적으로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백악관에서 “김정은(북한)은 확실히 핵보유국”이라고 말했다. 북한과의 관계를 재건할 거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 상태에서 대화를 재개할 경우 대북 협상의 성격이 비핵화가 아닌 군축과 이에 따른 제재 해제에 맞춰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본다. 보고서에서도 “김정은은 전략적 무기 프로그램(핵·미사일 등)을 체제 안보 보장 수단이자 국가의 자존심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협상으로 이를 포기할 의사가 없다”고 평가했다.

개버드 국장은 또 “북한은 미래의 협상에서의 지렛대로 그들의 증대하는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비행 실험을 계속할 것”이라며 “김정은은 전략적 무기의 진전, 러시아와의 관계 심화, 북한의 경제적 내구성을 미국의 비핵화 요구에 대한 협상력 강화 및 제재 완화 필요성 (요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김정은은 해양 경계선에 대한 한국의 입장에 도전할 수 있다”며 “북방한계선(NLL) 주변을 따라 새로운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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