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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일)

40㎝ 낙엽층에 숨은 ‘좀비 불씨’…지리산 방어선까지 뚫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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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산청군 산불이 엿새째 사그라지지 않는 가운데 불길이 지리산국립공원까지 번졌다. 지리산국립공원은 경남(산청·하동·함양)과 전남(구례), 전북(남원) 등 3개 도에 걸친 한국의 1호 국립공원(1967년 지정)이다. 면적이 483㎢로, 국내 산악형 국립공원 중 가장 넓다.

26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경남 산청군 구곡산(높이 961m) 기슭에서 타오른 불길이 인근 지리산국립공원의 경계를 넘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앞서 지리산국립공원 경남사무소 측은 직원 30명이 등짐펌프와 갈퀴를 들고 방화선을 구축, 산불 확산을 저지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산림당국은 불 지연제(리타던트)도 대거 투하했지만 불길 번짐을 막지 못했다. 산청군은 지리산 기슭 삼장면 덕산사(옛 내원사)에 있는 국보(233-1호)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을 금서면 한의학박물관으로 옮겼다.

불이 난 구곡산 정상 부근은 지형이 가파르고 고도가 높아 불길을 잡기가 쉽지 않다. 지난 21일 발생한 산청군 산불 초기부터 잡히지 않았다. 이곳을 제외한 산청군 산불은 대부분 큰 불길이 잡혔다. 하지만 구곡산 불은 진화 헬기를 집중 투입해 물을 퍼부어도, 이후 바람과 함께 되살아나길 반복했다. 한 산림청 관계자가 “좀비다 좀비”라며 진저리를 칠 정도다. 산림당국은 불씨가 30~40㎝ 높이 낙엽층 아래 숨어 있기 때문으로 봤다. 물을 뿌려도 낙엽층 아래까지 스미지 않는다는 얘기다. 가파른 경사 탓에 헬기에서 뿌린 물이 곧장 낙엽층 윗부분을 타고 흘러내린다. 산청 산불 진화는 교착상태다. 하동으로도 확산 중이다. 27일 진화 작업에는 미군 헬기 4대도 투입된다. 미군 헬기에는 한국 조종사가 함께 탑승해 의사소통을 돕고 지형을 안내한다.

산청=안대훈·김민주·위성욱 기자 an.dae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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