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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회장, 주총서 '내부통제 강화' 외쳤는데…올해는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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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통제위원회 신설··무너진 신뢰 회복 나서
"직원들의 윤리의식 제고 통한 기업문화 쇄신 필요"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정기 주주총회가 모두 마무리된 가운데 지난해 잇따른 금융사고로 고개를 숙였던 금융지주가 '내부통제 강화'를 약속했다. (왼쪽부터 차례대로) 양종희 KB금융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뉴시스·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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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이선영 기자]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정기 주주총회가 모두 마무리된 가운데 지난해 잇따른 금융사고로 고개를 숙였던 금융지주가 '내부통제 강화'를 약속했다. 이들은 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하고 사외이사를 새롭게 영입하는 등 무너진 신뢰를 재구축하자는 의지를 피력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가 막을 내렸다. KB·신한·우리금융은 전날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사외이사 신규 선임 등 주요 안건을 의결했다. 하나금융은 지난 25일 정기 주총을 열었다.

이번 4대 금융 정기 주총의 화두 중 하나로는 '내부통제'가 꼽혔다. 이에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주요 안건이 의결됐다.

KB금융은 주총을 통해 내부통제위원회 신설 안건을 올렸고 원안대로 통과됐다.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신규 사외이사 영입에도 나섰다. 차은영 이화여자대학교 교수와 김선엽 이정회계법인 대표 등 2명의 신임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 의결됐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고 주총 직후 이사회를 열어 조화준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이날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강화되고 있는 자국 우선주의 경향과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은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며 "안정적인 고객 자산관리, 밸류업 계획 이행, 자산 건전성 관리 등 주요 목표 달성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한금융 역시 내부통제위원회 신설과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기존 최재붕·진현덕 이사가 후임으로 양인집 어니컴 대표와 전묘상 전 일본정책투자은행 조사역을 새롭게 영입했다. 정상혁 기타비상무이사를 비롯한 김조설, 배훈, 윤재원, 이용국 사외이사는 모두 재선임됐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실질적인 내부통제 체계가 구동될 수 있도록 관리 감독과 모니터링 전반을 꼼꼼히 살피고 임직원 윤리의식을 강화하겠다"며 "이를 바탕으로 내부통제를 신한의 핵심 역량으로 확고히 정착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우리금융도 주총 안건에 내부통제 신설을 위한 정관 변경을 상정하고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이영섭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이강행 전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 김영훈 전 다우기술 대표, 김춘수 전 유진기업 대표가 사외이사진에 새롭게 합류했다. 윤인섭 사외이사는 재선임돼 이사회 의장을 맡는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그룹 내부통제 관련 제도와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등 체계 전반을 혁신해 모든 영업과 업무 과정에 내부통제가 효율적으로 녹아들도록 하겠다"며 "일련의 사건에 대한 냉철한 반성과 함께 그룹 전 임직원은 환골탈태하겠다는 비상한 각오로 신뢰받는 우리금융그룹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은 지난 25일 정기 주총을 열고 내부통제위원회 신설을 위한 정관 변경과 신임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하나금융은 서영숙 전 SC제일은행 전무를 신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연임에 성공한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손님과 주주들로부터 중차대한 소임을 부여받았다"며 "그룹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사업 영역 확장과 더불어 기술혁신과 미래금융에 대한 경쟁력 강화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잇따른 금융사고로 고개를 숙였던 금융지주가 '내부통제 강화'를 약속하며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신한금융의 자회사인 신한투자증권에서는 1300억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고 우리금융 자회사인 우리은행에서는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관련 730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이 드러났다.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이 26일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해 사과문 및 쇄신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IBK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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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금융감독원의 발표로 882억원의 부당대출 전말이 드러난 IBK기업은행도 같은 날 내부통제를 약속했다.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은 "승인여신 점검 조직을 별도로 신설해 내부통제 체계를 무력화하는 부당지시와 이행을 완전히 뿌리 뽑겠다"며 "외부인사가 포함된 'IBK 쇄신위원회'를 신설해 신뢰 회복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강태영 NH농협은행장 역시 전날 서울 중구 광화문금융센터를 방문해 시재금 검사를 직접 실시하고 영업점 직원들을 대상으로 금융사고 예방교육 등 내부통제 점검을 실시했다.

강태영 농협은행장은 "농협은행은 모든 업무 프로세스를 재설계하고 내부통제를 한층 더 강화해 금융사고 예방에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변화와 혁신을 통해 고객들의 신뢰와 인정을 받는 은행으로 거듭나겠다"고 했다.

BNK금융지주도 전날 주총에서 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해 자산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임원 가운데 임기가 만료된 이광주, 김병덕, 정영석 사외이사가 재선임됐고, 박수용 사외이사가 새로 선임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4대 금융지주는 최근 수년간 지속 발생해 온 금융사고에 대한 깊은 반성과 함께 내부통제위원회 설치, 친인척 관리제도 설치 등 다양한 제도 정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비난이 있을 수 있으나, 소 잃고도 외양간 안 고치면 더 큰 문제다. 책무구조도를 중심으로 한 큰 줄기의 제도를 따라 다양한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 방안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며, 임직원 윤리교육을 위한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은행들에서 잇달아 금융사고가 발생하고 있는데 고객과 시장의 신뢰 회복, 사고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 강화가 중요하다"며 "이사회를 통한 쇄신도 중요하지만 내부통제를 위한 실질적인 시스템 구축과 직원들의 윤리의식 제고를 통한 기업문화 쇄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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