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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1 (월)

[단독] 서울대 의대생 66% "등록 찬성"…의대협, 서울대·연대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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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의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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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에 반발해 휴학 중인 서울대 의대생들이 27일 투표를 통해 등록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전날 연세대 의대에 이어 서울대도 '미등록 휴학'에서 '등록 후 투쟁'으로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 의대 의정갈등 대응 태스크포스(TF)가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전날 오후 10시 30분쯤부터 이날 오전 8시까지 등록 여부와 관련한 투표를 진행한 결과 10명 가운데 6명 이상이 등록에 찬성했다. '복학원 제출 마감 시한을 근거로 해 미등록 휴학으로 투쟁을 지속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유효 응답자 607명의 65.7%(399명)가 '아니오'를 택했다. 미등록을 이어가겠다는 응답은 34.3%(208명)에 그쳤다. 서울대 의대 학생들은 지난 25~26일 이틀 동안 학년별 간담회를 진행하며 의견을 모아왔다.

TF는 "다수의 서울대 의대 휴학 학생 회원은 미등록 휴학의 방식으로 투쟁을 이어 나가는 것에 동의하지 못했다. 이에 미등록 휴학으로 투쟁을 이어나가는 것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여 등록 후 투쟁의 방식을 채택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제적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일단 등록을 한 뒤 등록 휴학과 같은 방식으로 대정부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얘기다.

서울대 의대는 이날 오후 5시 등록을 마감해 의대생들의 등록이 막판까지 몰릴 것으로 보인다. TF는 "금일 오후 2시까지 복학원 제출 및 수강신청을 통해 등록 절차를 마무리해달라"고 밝혔다.

서울대의 이 같은 결정에 따라 '미등록' 방침을 전체 투쟁 기조로 삼았던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의 단일대오에 균열이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당 단체는 전국 40개 의대의 학생 대표가 모여 있다.

의대협은 이날 두 차례 입장문을 내면서 대학 명단에서 처음엔 연세대를 제외했고, 이어 서울대를 뺐다. 단체 방침과 달리 '등록 휴학'을 결정했다는 이유로 보인다. 전날 연세대 의대 학생 비상시국대응위원회는 올해 1학기 휴학 방식을 '등록 휴학'으로 전환하기로 하고 이를 공지했다.

의대협은 연세대 학생들을 향해 "자신의 안위를 위해 39개 단위를 저버렸다. 본 협회는 연대의 독단적인 행동으로 제적 협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우려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투쟁은 끝난 것이 아니다"라며 "서울대와 연세대 일부 동요가 있었지만, 나머지 38개 단위는 여전히 미등록을 유지하고 있다. 의료 붕괴를 촉발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선고는 적어도 보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적어도 윤 대통령의 탄핵 선고 전까지는 미등록 휴학을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서울대·연세대의 입장 선회에 따라 다른 의대 학생들도 동요하고 있다. 교육계 관계자는 "의대생들의 단일대오가 사실상 무너진 것"이라며 "서울대·연대 결정에 따라 다른 대학도 대거 복귀를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한 지역 의대생은 "우리는 '서울대·연대를 지켜보자'는 쪽이었는데 이들이 등록을 결정하면서 입장 변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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