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나토 수장 “美핵우산 의심말라” 지만…유럽은 재무장 속도전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총장이 26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와의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유럽은 '엉클 샘(미국)'이 우리를 여전히 지지한다는 걸 알아야 한다."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26일(현지시간) 미국의 유럽 방위 의지를 의심하지 말라며 이같이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 안보에서 손을 뗄지 모른다는 우려를 잠재우려는 발언이었다. 하지만 유럽 각국은 '트럼프를 못 믿겠다'는 듯이 재무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뤼터 사무총장은 이날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대서양 연대와 미국의 유럽 안보 공약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미나 유럽 어느 쪽도 홀로 글로벌 안보 도전을 감당할 수 없다면서 “미국, 영국, 튀르키예, 캐나다,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없이 유럽을 방어하는 건 상상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핵우산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없다. 핵우산은 궁극적인 억지력 보증”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유럽 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독자 핵우산론’에 대한 반박이다. 미국이 나토에서 탈퇴할 경우 사라지게 될 핵우산을 프랑스와 영국의 핵무기로 대체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얘기였다.

뤼터 사무총장은 지난 13일 백악관에서 만난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에 관한 미국의 공약도 재차 밝혔다”며 미국의 집단방위 공약에 대한 헌신을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만약 누군가 오판해 폴란드 및 다른 나토 동맹국을 공격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면 그들은 (나토) 동맹의 전력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우리의 대응은 파괴적일 것”이라며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해 우리를 공격할 생각을 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했다.

그의 발언은 나토 유럽 회원국 사이에서 미국의 철수로 나토가 와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시도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가 장기적으로 유럽 주둔 미군 감축도 배제하지 않겠다며 유럽이 방위비 증액 등을 통해 안보를 스스로 책임지라고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라트비아 아다지 군사기지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다국적 부대 소속 스웨덴 군인이 스웨덴 국기를 들고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의 방문을 맞이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뤼터 사무총장의 호언장담에도 유럽 각국은 불안감 속에 군사력 증강에 힘을 쏟고 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이날 “향후 10년에 걸쳐 국방예산을 3000억 크로나(약 43조9000억원) 증액할 것”이라며 “냉전 이래 최대 규모의 재무장”이라고 말했다. 이는 올해 스웨덴 국방비(1430억 크로나·약 20조9000억원)의 두 배 규모다.

헤이스 타윈만 네덜란드 국방부 정무장관도 하원에 보낸 서한에서 “2030년까지 현재 7만명 규모인 병력을 20만명으로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덴마크가 올해와 내년 국방비를 500억 크로네(약 10조원) 추가 편성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미국, 러 휴전 압박해달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이 파리 엘리제궁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파리 엘리제궁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나 우크라이나에 20억 유로(약 3조원) 규모의 추가 군사 지원을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견에서 “러시아가 휴전을 지연하고 있다”며 미국이 러시아를 압박해 줄 것도 촉구했다. 미국이 러시아의 요구에 저항할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러기를 바란다. 지켜보자”고 말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미국과 합의한 '부분 휴전안'과 관련 지난 25일 "러시아 식품과 비료 수출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해제돼야 이행될 것"이라고 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주요 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