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C 체포 반발에도 "상원의석 4분의 3 차지 예상" 여론조사
선거 관련 폭력에 최소 9명 사망…지방선거 감독관도 피격
총선 유세하는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의 세력과 최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체포된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 측이 정면으로 격돌하는 오는 5월 필리핀 총선·지방선거에서 마르코스 측의 압승이 예상된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여론조사 기관 '소셜웨더스테이션'이 유권자 1천800명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마르코스 대통령이 이끄는 선거연합 '새로운 필리핀을 위한 동맹'이 상원 12석 가운데 약 4분의 3을 차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됐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체포되고 그의 딸인 세라 두테르테 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된 가운데 이번 선거는 과거 정치적 동맹에서 적으로 돌아선 양측 간의 대결 구도로 열린다.
그러나 지난해 양측 관계가 파국을 맞자 이달 중순 ICC의 체포 영장을 전격 집행, 두테르테 전 대통령을 붙잡아 네덜란드 헤이그의 ICC로 보냈다.
이번 선거에서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남부 민다나오섬 다바오시 시장으로도 출마한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여전히 남부 등지에서 탄탄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체포에도 여론조사에서 즉각적인 영향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다만 전날 마르코스 대통령의 누나인 아이미 마르코스 상원의원은 두테르테 전 대통령 체포가 부당하다며 '새로운 필리핀을 위한 동맹'에서 이탈했다.
또 자신은 이제 남동생인 마르코스 대통령과 "더 이상 대화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마르코스 대통령도 최근 선거 유세에서 집권 선거연합 후보 명단을 언급하면서 누나인 마르코스 의원을 제외했다.
한편 무슬림 반군 활동 지역인 남부 민다나오섬 등지를 중심으로 총격 등 선거 관련 폭력 사건이 잇따르면서 지금까지 최소 9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범행 용의자들은 길가에서 기다리다가 사무실로 출근하던 이들 부부의 차량이 다가오자 총을 쏘고 달아났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필리핀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3일까지 선거 관련 폭력 사건으로 7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 따라서 전날 총격 사건을 더하면 선거 관련 사망자는 최소 9명으로 늘었다.
필리핀 정부는 총선을 앞두고 폭력 확산을 우려해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된 지난 1월 12일부터 군·경찰 등 법 집행기관 직원을 제외한 인원의 총기 휴대를 단속하고 있다.
두테르테 석방을 요구하는 두테르테 지지자들 |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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