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자영업자 차주 전년보다 1.6만↓
저소득·저신용 다중채무자 오히려 3.1만↑
"경기 부진으로 소득 줄고 대출은 늘어"
이달 10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한 상가에 임대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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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경기 부진으로 빚 갚기 어려운 자영업자의 대출 부담만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돈을 빌린 자영업자 수는 소폭 줄었는데, 이들이 갚아야 할 돈은 오히려 불었고 저소득·저신용 차주 수도 늘었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 중 '자영업자 연체 상황 및 채무상환 능력 점검' 부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빚을 가진 자영업자 수는 총 311만5,000명으로 전년 말(313만1,000명)보다 1만6,000명 감소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대출 잔액(1,064조2,000억 원)은 11조 원이 늘었다. 1인당 평균 대출 규모도 3억3,600만 원에서 3억4,200만 원으로 600만 원 증가했다.
특히 '취약 자영업자 차주' 관련 통계를 보면, 이미 대출 부담이 큰 자영업자에게 어려움이 가중된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저소득 혹은 저신용 다중채무자인 취약 차주는 지난해 42만7,000명으로 전년 말에 비해 3만1,000명 늘었다. 연중 다중채무자가 감소(-2만2,000명)했는데도 기존 다중채무자 중 소득이나 신용이 하락한 이들이 많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들이 갚아야 할 돈(125조4,000만 원)도 9조6,000억 원 늘어, 전체 자영업자 대출 잔액의 11.8%에 달했다. 보고서는 "취약부문의 부실이 늘어나면 일부 지방·비은행 금융기관의 건전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2022년 하반기 이후 연체율 증가세도 심상치 않다. 자영업자 연체차주 수는 2022년 2분기 말 4만8,000명에서 지난해 말 14만8,000명까지 세 배 넘게 급등했다. 이 때문에 연체율(1.67%)은 코로나19 이전의 장기평균(1.68%)에 근접할 정도로 상승했다. 자영업과 밀접한 서비스업의 경기 부진에 따른 소득 감소와 높은 대출금리 등이 연체율을 밀어 올렸다. 지난해 연체 자영업자의 평균 연간소득은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19년 대비 5.8% 감소한 반면, 평균 대출금액은 4.4% 증가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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