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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2위 경제거점 '대전충남특별시'… 내년 7월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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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연구개발특와 갑천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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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광역시와 충청남도가 행정통합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통합을 선언한 지 한 달 만에 행정통합 추진 중심 기구인 대전충남통합 민관협의체(민관협)를 꾸리고 109일 만에 '대전충남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수도 조성을 위한 특별법' 초안을 마련해 지난 10일 발표했다. '파죽지세', 말 그대로 거칠 것이 없다. 물리적으로 시간이 촉박한 데다 광역지방자치단체 간 통합을 위한 법적 장치 마련을 서둘러야 해서다. 민관협은 5월 주민 여론조사, 6월까지 특별법 최종안을 마련한 뒤 시도의회 의견 청취를 거쳐 9월 정기국회에 의원입법으로 제출할 방침이다. 통합 절차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내년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때 통합자치단체인 '대전충남특별시'가 출범한다. 이렇게 되면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분가한 지 37년 만에 다시 하나로 합쳐진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국토 면적의 11.8%를 차지하는 수도권에 인구의 50.9%, 지역내총생산(GRDP)의 52.5%가 집중돼 있다"면서 "대전충남특별시는 일본 오사카처럼 수도권 일극 체제에 맞서는 경쟁력 있는 대한민국 경제과학수도 위상을 견고히 해 수도권과 경쟁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한 뿌리 한집안이던 충남·대전이 통합하면 대규모 중앙 권한 이양으로 초광역경제권을 구축해 대한민국을 이끄는 미래 성장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대전과 충남이 하나의 특별시로 통합해 '대한민국 경제과학수도'로 도약을 위한 로드맵이 가시화되고 있다.

미국 주(州)정부 수준의 국가 권한 이양을 통해 샌프란시스코, 오사카 등 세계 초광역 경제권과 경쟁할 수 있는 거대 경제·문화권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나아가 수도권 집중을 견제하고 청년 이탈과 저출생·고령화로 현실화된 지역소멸을 해소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해 행정안전부는 대전충남 통합 절차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힘을 실었다. 그만큼 합가(合家) 기대감은 커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대전충남 통합 밑그림을 그려온 민관협의체는 대전충남특별시 설치에 필요한 특별법 초안을 내놨다. 행정통합 비전인 경제과학수도 대전충남특별시 조성을 비롯해 미래 전략산업 구축, 특별시민의 행복 실현을 위한 12개 과제와 총 255개의 권한 이양과 재정 확보를 위한 특례가 담겨 있다. 대전시와 충남도를 폐지하되 기초지자체인 시군구는 존치하고 통합 후 청사는 현 대전시와 충남도 청사를 그대로 활용한다고 밝혔다.

통합이 실현되면 대전의 우주·로봇·바이오와 충남의 반도체·모빌리티 등 첨단산업 집적화를 통해 미국 실리콘밸리와 같은 기술혁신의 중심지로 도약하고, 싱가포르 수준의 '세계 5위권 글로벌 도시'로 성장한다는 비전이 제시됐다.

통합 기대효과는 상당히 크다고 봤다. 우선 통합 자치단체가 출범하면 국가 사무·재정 권한을 넘겨받아 준연방정부 수준의 위상과 권한 확보가 기대된다. 대전충남특별시의 법적 지위는 수도인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위상을 갖는다.

360만명 규모의 특별시 탄생은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는다. 미국 유타주(345만명)와 비슷한 규모다. 경제력은 세계 60위 수준으로 상승한다. GRDP가 192조원으로 수도권에 이은 대한민국 2위 경제 거점으로 단박에 뛰어오른다.

경제과학수도 조성과 이를 뒷받침할 재정 특례 혜택도 주어진다. 이를 위해 투자 관련 인허가 절차 완화, 기업에 부담이 되는 규제 완화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구축한다. 특별시장이 기본계획을 승인한 개발사업에 대해 건축법 등 총 44건의 인허가를 받은 것으로 간주해 개발 절차를 대폭 간소화했다.

이창기 민관협 공동위원장은 "중앙으로부터 인허가권을 대폭 이양받아 개발사업들이 활성화되고 대형 산업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산업단지 조성 등 자율권이 확대돼 기업 유치-경제 활성화-인재 육성-인프라스트럭처 확대-지역 발전의 선순환구조를 구축해 기업하기 좋은 특별시가 될 것"이라며 "특히 국내외 우수 기업을 유치하고 산업체와 대학을 연계한 가칭 대전충남교육센터(공무원 정원의 10%를 유급학습휴가제로 충원)를 설립하면 기업 맞춤형 인재 육성을 통해 지방대학도 살리고 젊은 층 유입과 함께 정주화 효과도 커 도시 활력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시의 연착륙을 위한 재정 지원도 강화한다. 국세의 지방세 이전, 통합 교부금 확대 등 연간 8조원 규모의 재정이 추가로 확보된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저출생·고령화에 대응한 돌봄서비스 확대로 어르신 일자리가 늘고 광역생활권 중심의 공공의료서비스 시설 확충 등으로 의료·복지 혜택이 더 좋아진다.

충남·대전 어디든 60분 내에 이동할 수 있도록 충청내륙철도 건설 등 초광역 도로·철도망을 연계 구축해 도심 간 연결성도 강화한다. 촘촘한 철도망 구축은 지역민들이 가장 실감 나게 통합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변화이기도 하다. 대전도시철도, 수도권전철 내포 연장 등 거점 도시 간 연결 철도망이 다수 갖춰지면 더 편리하게 이동하고 더 많은 편익을 누릴 수 있어서다. 도시철도를 타고 큰 부담 없이 서로 오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실제 보령~대전은 90분에서 40분으로, 태안~대전은 120분에서 50분으로 단축 연결이 가능하다. 도시민은 서해바다,백제 유적 등으로 언제든 바람을 쐬러 갈 수 있고 은퇴자라면 영농자금을 받아 중소도시·시골 마을에서 농사도 지으며 인생2막을 설계할 수 있다. 시골 소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대도시로 자주 가서 외식도 하고 영화·콘서트 관람 및 쇼핑을 즐길 수 있고 병원 이용도 편리해진다.

사실 도시철도는 인근 도시라도 광역시도 경계로 구분된 곳은 철도 연장 사업을 하려면 경제성을 나타내는 비용 대비 편익값(B/C)이 1을 넘어야 하고 재원 분담 비율 등을 놓고 의견이 충돌하기 일쑤여서 사실상 추잔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대전과 충남이 하나가 되면 도시·광역철도는 전액 국비 사업으로 추진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 예타도 면제받을 수 있다. 이 시장은 "초광역 교통 인프라가 구축되면 지리적 공간 압축으로 메가시티 형성 선결 요건인 1시간 내 이동이 가능해져 인적·물적 교류가 활발해지고 물류·산업단지 클러스터 중심성도 확보돼 지역경제 활력이 넘쳐날 것"이라며 "대전도시철도와 트램, 충청내륙철도, 순환도로망 등을 촘촘히 연결한 광역교통망이 대전충남을 하나로 연결하는 대동맥이자 도시 간 연결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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