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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에 다 타버린 줄 알았는데…'멀쩡한' 만휴정,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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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산불은 우리 문화 유산도 집어삼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동의 만휴정처럼 다 타버렸을 줄 알았는데 무사히 버텨낸 유산도 있었습니다.

뭐가 달랐던 건지, 강나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낮인데도 온통 '붉은' 어둠 속, 마을에서 바라본 산이 불에 타들어 갑니다.

조선시대 정자이자 경북 문화유산자료인 '만휴정'이 있는 곳입니다.

[이희영/국가유산청 명승전통조경과 사무관 : 굉장히 급박했던 상황이었고요. (불을 피해서) 도착한 마을은 거의 암흑처럼 어두웠고 뒤돌아본 만휴정은 주변 산림이 온통 화염으로 뒤덮였던 상황이었습니다.]

뒤돌아 본 만휴정은 주변 산림이 온통 화염으로 뒤덮였던 상황이었습니다.

다 타버린 줄 알았던 만휴정, 불이 꺼진 후 다행히 모습은 그대로였습니다.

기둥은 물론이고 정자 아래까지 촘촘히 덮은 방염포 덕분이었습니다.

불에 잘 타지 않는 재질의 천인데, 이걸 씌우면 많게는 1000도 넘는 열을 막아주고, 불이 닿아도 일정 시간 타지 않고 견디게 해줍니다.

산불이 계속되면서 안동 봉정사 극락전과 군위 지보사 삼층 석탑 등 문화 유산마다 이렇게 방염포로 감쌌습니다.

주변엔 계속 물도 뿌리며 혹여나 불이 옮겨 붙을까 대비를 했고, 이동 가능한 유물은 아예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있습니다.

'천년 사찰' 고운사 역시 잿더미로 남았지만 이곳의 불상 석조여래좌상을 비롯해 지금까지 1500점 정도의 문화유산을 이렇게 지켜냈습니다.

혹시나 손상될까, 옮기는 과정도 공을 들였습니다.

충격을 완화하는 충전재로 감싸고, 여기에 방염포를 추가로 씌운 뒤 무진동차에 실어 보냅니다.

[김동하/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전문위원 : 솜포, 중성지, 유물박스 같은 포장재료뿐만 아니라 긴급 시에는 현장에서 찾을 수 있는 방석이나 담요 등을 함께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산불로 모두 23건의 문화유산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습니다.

산불이 멈추면 해를 입거나 옮겨진 문화유산에 대한 원상 복원 작업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화면제공 국가유산청·산림청]

[영상취재 이인수 박용길 / 영상편집 구영철]

강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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