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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반도체 제재에 사모아 기업 위장한 SMIC…대만, 인력 빼가기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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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당국 11개 중국 기업 34개 지점 급습

美 제재로 신기술 접근 차단…TSMC 있는 대만으로

대만, 미 승인 중국 기업 사업·채용 금지

중국 기업, 해외 업체 위장…고연봉으로 스카우트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대만이 중국 최대 반도체 제조업체인 중신궈지(SMIC)가 첨단 반도체 기술 확보를 위해 불법적으로 현지 엔지니어들을 빼갔는지 조사에 착수했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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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대만 법무부 산하 조사국은 이날 성명을 내고 SMIC가 사모아에 기반을 둔 기업으로 위장한 지사를 대만에 설립하고 자국 인재를 채용하려는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조사국에 따르면, 대만 당국은 이달 SMIC를 포함 11개 중국 기술 기업에 대한 조사를 벌이며 34개 지점을 급습해 90건의 심문을 진행했다.

SMIC는 2023년 화웨이와 협력해 7나노미터(nm)급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며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미국이 주도하는 규제로 최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최첨단 칩을 만드는데 필수적인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SMIC와 화웨이 모두 기술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다.

중국이 첨단 외국 기술에 대한 접근이 점점 더 제한되자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분야의 기술을 확보할 목적으로 대만 등 다른 국가에서 엔지니어 채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대만은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양국은 같은 언어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중국이 특히 이 지역 인재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반도체 제조기업 TSMC는 애플과 엔비디아의 주요 협력사로, 전 세계 인공지능(AI) 가속기 대부분을 생산하고 있다.

대만은 중국 기업이 정부 공식 승인을 받지 않고 현지에서 고용을 포함한 사업 활동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중국 기술 기업들은 외국이나 현지 기업으로 위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특히 중국 기업들이 높은 급여를 제시해 대만 엔지니어들을 빼가는 사례는 현지 언론에서 지속적으로 보도되는 문제다.

대만 조사국은 2020년 태스크포스를 구성한 뒤 대만 엔지니어를 불법적으로 고용한 중국 기업에 대한 조사를 100건 이상 진행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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