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찰스 맨슨은 자신의 추종자들을 꼭두각시처럼 부려 여러 사람 목숨을 빼앗았다. 그는 어떻게 추종자들 마음을 움직인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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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살인은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희대의 살인마로 불린다. 그의 지시로 7명이 끔찍한 죽음을 맞이했다. 유명 감독 로만 폴란스키와 신혼을 보내던 유명 배우 샤론 테이트(1943~1969)가 포함되기도 했다. 찰스 맨슨(1934~2017)은 어떻게 추종자들을 선동해 사람들을 난도질했을까. 56년이 지났어도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다. 맨슨이 악마로 불리는 이유다. 다큐멘터리 ‘카오스: 맨슨 패밀리의 살인’은 오랜 미스터리의 봉인을 해제하려 시도한다.
①1968년 미국을 뒤흔든 살인사건
1969년 살인죄로 체포돼 이송 중인 찰스 맨슨의 모습.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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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8월 9, 1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일대에서 끔찍한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 9일에는 테이트의 자택에서 5명이, 10일에는 식료품도매업자의 집에서 부부가 희생된다. 경찰은 초동 수사에서 두 사건을 연결 짓지 않는다. 피해자들의 피로 벽에 글씨가 쓰여 있다는 공통점을 무시한다.
가해자들은 곧 체포된다. 청춘남녀들이다. 그들은 ‘맨슨 패밀리’의 구성원들이다. 맨슨은 비밀스런 종교 집단의 사제도 아니고, 사람들을 압도할 만한 지식을 지닌 이도 아니다. 맨슨 패밀리에 속한 젊은이는 60명. 이 중 다섯이 맨슨의 지시에 따라 살인에 나섰다. 환각제인 LSD에 취했다고 하나 그들은 왜 아무런 죄의식을 느끼지 않고 맨슨의 말에 복종했을까.
②보잘것없던 맨슨 말을 왜 들었을까
찰스 맨슨은 예수처럼 머리를 기르며 히피 문화를 악용해 젊은이를 꼬드겼다고 하나 그의 언행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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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슨은 전과자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예정된 코스처럼 소년원을 들어갔고, 성인이 되어선 17년 동안 교도소 신세를 졌다. 그는 출소 후 샌프란시스코로 향하는데 다큐멘터리는 이 점을 주목한다.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맨슨은 샌프란시스코 한 공중보건소를 들락거리며 이전과 다른 사람이 된다. 사람들을 모아 자신 편으로 만드는 기괴한 능력이 갑자기 생긴다. 그는 히피 문화에 기대 사교집단의 우두머리가 된다.
③맨슨 사건에 대한 음모론적 접근
1970년 1급 살인혐의로 기소돼 미국 로스앤젤레스 법원에 출석한 찰스 맨슨.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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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맨슨을 다른 이로 만들었을까. 다큐멘터리는 미 중앙정보국(CIA)이 배후에 있다고 주장한다. CIA는 당시 LSD를 활용해 사람 마음을 조절할 수 있는 연구를 비밀리에 진행했고, 이는 맨슨과 연결됐다는 거다. CIA에서 마음 조절 연구를 진행했던 정신과 의사 루이 졸리언 웨스트(1924~1999)가 맨슨과 비슷한 시기 알 수 없는 이유로 샌프란시스코에 체류했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된다. 맨슨 패밀리의 살인은 베트남전 반대를 주도하던 히피 문화에 CIA가 타격을 주기 위해 용의주도하게 계획된 일이라는 추정이 곁들여진다. 경찰이 초동 수사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이유라는 해석이 따르기도 한다.
충격적인 가설이지만 근거는 미약하다. 맨슨과 웨스트 사이 직접적인 관계를 제시하지 못한다. 맨슨과 CIA의 연결고리 역시 드러나 있지 않다. CIA가 사건에 직접 개입한 흔적이 아예 없기도 하다. 흥미롭고도 참신한 발상에 그친다.
뷰+포인트
미국 작가 톰 오닐의 논픽션 ‘혼돈: 찰스 맨슨, CIA 그리고 60년대의 비밀스런 역사’(2019)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맨슨 패밀리 사건을 화면에 재현하는 방식이 흥미롭다. 검시 그림에 효과음을 입혀 그날의 끔찍했던 순간을 전한다. 맨슨 패밀리의 엽기적인 행각, 맨슨과 유명 그룹 비치보이스와의 관계 등은 반세기가 훌쩍 지났어도 여전히 뒷덜미를 서늘하게 만든다. ‘전쟁의 안개’(2003)로 아카데미상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한 에롤 모리스가 연출했다. 감독의 지명도에 비하면 조금은 실망스러운 결과물이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58%, 시청자 21%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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