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자가 쓴 AI 활용법
양치 외 칫솔 용도 아이디어
사람이 10개 정도 떠올릴때
AI, 무려 122개 내놔 압도적
‘두번째 뇌’ AI 장착은 필수
공동작업 생산성 더 높여야
목적에 맞는 캐릭터 부여땐
좀더 기발한 답변 유도 가능
양치 외 칫솔 용도 아이디어
사람이 10개 정도 떠올릴때
AI, 무려 122개 내놔 압도적
‘두번째 뇌’ AI 장착은 필수
공동작업 생산성 더 높여야
목적에 맞는 캐릭터 부여땐
좀더 기발한 답변 유도 가능
듀얼브레인 |
듀얼 브레인, 이선 몰릭 지음, 신동숙 옮김, 상상스퀘어 펴냄, 2만1000원
하라리와는 다소 결이 다른 AI 필독서가 번역·출간됐다. 이번엔 경영학자의 관점에서 AI 혁명을 조망하고 이에 대한 개인과 기업의 생존 노하우를 담았다. 제목은 ‘듀얼 브레인’(원제 Co-intelligence: living and working with AI)으로 모두가 AI라는 두 번째 뇌를 장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 와튼스쿨의 스타 교수 이선 몰릭이다. AI나 컴퓨터 전공이 아니지만 ‘타임’이 AI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명으로 선정한 권위자다.
그가 보기에 이전의 기술혁명은 대체로 기계적이고 반복적인 작업을 대상으로 했지만 AI는 여러 면에서 공동지능의 역할을 한다는 게 다르다. 초기 연구에 따르면 AI는 코딩에서 마케팅까지 다양한 업무의 생산성을 20~80%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혁명의 핵심이었던 증기력이 공장에 투입되면서 증가한 생산성은 18~22% 정도였다. 컴퓨터와 인터넷의 경우 지난 20년간 얼마나 생산성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와튼스쿨의 혁신 수업에서 AI는 이미 학생보다 발명을 더 많이 해내고 있다. 대학생에게 가장 적합한 50달러 이하의 제품을 개발하는 아이디어 경진대회를 연 결과 200명의 학생은 GPT-4와 맞붙어 패배했다. 그것도 압도적 패배였다. 심사단이 선정한 최고의 아이디어 40건 중 35건이 챗GPT가 제출한 아이디어였다.
칫솔을 양치 이외의 용도로 사용하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생각해 보자. 주어진 시간은 단 2분. 몇 개를 생각해낼 수 있나. 보통 사람은 일반적으로 많아야 10개 정도다. AI는 2분 안에 122개를 제시했다. 물론 걸러야 할 답변이 상당수였지만 브레인스토밍과 관련해 시간을 줄여줄뿐더러 생각지도 않은 영감을 얻을 수 있다.
첫째는 모든 작업에 AI를 초대하라는 것이다. 아직 정해진 매뉴얼이 없기 때문에 자신의 업무와 관련해 가급적 AI를 활용해서 AI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라는 것이다.
둘째는 인간이 주요 과정에 계속 개입한다. 인간이 개입할 때 AI 결과물이 더 좋을뿐더러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하는 AI에 휘둘리지 않게 된다. AI의 주요 처리 과정에 능숙히 관여하는 능력을 키운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지적 성장의 불꽃을 먼저 보게 될 것이고 변화에 더 기민하게 적응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셋째는 AI에게 질문을 던질 때 가장 실용적이고 중요한 원칙이다. AI를 사람처럼 대하고,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 페르소나를 AI에 부여하는 것이다. “이건 내 경력에 중요한 문제야”라고 말하면서 질문을 던지면 LLM(거대언어모델)은 더 나은 답변을 내놓는다고 한다. 가령 ‘스마트 워치를 홍보할 마케팅 슬로건을 만들어줘’ 대신 ‘재치 있는 코미디언이 되어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마케팅 슬로건을 만들어 보라’고 지시하는 식이다. 전문가, 친구, 비평가, 이야기꾼 등 목적에 맞는 역할을 맡기면 인턴과 일하듯이 AI와 작업할 수 있다. “너는 마케팅 전문가야. 마케팅 슬로건으로 쓸 아이디어 20개를 서로 겹치지 않고 기발하게 만들어 보라”고 해보라. AI가 평균적인 답변을 제시하면, 조금 더 특이한 답변을 내놓도록 밀어붙여야 한다.
저자는 서문에서 AI를 제대로 알게 되면서 3일 밤을 뜬눈으로 지새웠다고 고백한다. 흥분과 불안이 뒤섞여 잠을 잘 수 없었다는 얘기다. 내 직업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우리 아이들은 어떤 직업을 가질 수 있을까.
AI 미래를 그저 넋 놓고 지켜볼 일은 아니다. 글쓰기, 아이디어 창출, 디자인, 분석 등 여러 업무에서 역량이 하위권에 속한 사람은 AI의 도움으로 상당한 실력을 갖출 수 있다. 경쟁의 장이 더욱 평준화된다는 얘기다. 달리 말하면 갈수록 많은 분야에서 AI를 적극 활용하는 사람이 AI의 도움 없이 일하는 사람보다 높은 성과를 낸다. 그래서 인간의 전문성은 더 중요해지고 학생들의 읽기, 쓰기, 역사를 포함한 모든 기본 기술은 여전히 중요하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