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키아케움 오시페룸의 개념도. 출처=막스 플랑크 생화학 연구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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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생물은 크게 세 가지 형태로 나눌 수 있다. 세균과 고세균, 그리고 인간 같은 진핵생물이다. 언뜻 보기에는 아메바나 짚신벌레 같은 단세포 생물과 세균을 하나로 묶어야 할 듯하지만 사실 핵이 있는 진핵생물과 핵이 없는 세균은 전혀 다른 생물이다. 그리고 세균의 일종처럼 보이는 고세균(archaea) 역시 대사 과정이나 단백질이 세균과 분명하게 다른 생물군으로 생명 역사의 초기에 갈라진 것으로 여겨진다.
고세균이 생명 진화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의 주목을 받게 된 건, 고세균에서 발견되는 단백질과 DNA가 진핵생물과 유사성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현재 가능성 높게 받아들여지는 가설은 고세균의 일부가 미토콘드리아 역할을 하는 세균을 받아들여 진핵생물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이 가설을 더 강력하게 지지하는 증거는 2015년 처음 보고된 아스가르드 고세균(asgard archaea)에서 나왔다. 아스가르드 고세균은 진핵세포에 있는 단백질을 다수 지니고 있어 가장 유력한 진핵생물의 조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참고로 아스가르드라는 이름은 이 고세균이 노르웨이와 스발바르 제도 사이에 있는 대서양 중앙해령의 로키의 성(Loki’s Castle)이라는 열수분출공에서 검출돼 붙은 이름이다.
세균보다 훨씬 큰 진핵세포가 형태를 유지하고 기능하기 위해서는 세포 골격을 이루는 액틴이 매우 중요하다. 액틴이 모든 고세균에서 발견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는 아스가르드 고세균이 인간을 포함한 진핵생물의 가장 가까운 조상이라는 증거로 해석됐다.
고세균(Archaea), 진핵생물(Eukaryotes), 세균(Bacteria)의 관계. 출처=취리히공대 |
필호퍼 교수 연구팀은 다시 로키아케움 고세균에서 세포 골격 및 물질 운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미세소관(microtubules)의 존재를 확인했다. 로키아케움은 액틴과 미세소관을 이용해 주변으로 막대 같은 구조물을 뻗는 특징이 있다. 아마도 이때 진화한 액틴이나 미세소관이 나중에 진핵세포의 세포 골격 기관으로 진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든 정 과학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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