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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發 상호관세 코앞에 국제사회 초긴장… EU는 '보복관세'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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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아일랜드·이탈리아 "식료품 제외하라"
27개 EU 회원국 '트럼프 보복'에 우려 제각각

28일 미국 플로리다주 미라마에서 '관세는 식료품에 대한 세금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광고판이 부착돼 있다. 미라마=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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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상호관세 부과를 예고한 4월 2일이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전 세계 국가들이 각개전투에 돌입했다. 단호한 대응을 다짐하는 나라도 있지만 협상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기류가 점차 짙어지고 있다. 특히 '보복관세'를 시사했던 유럽연합(EU)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재보복 우려가 커지며 대오에서 이탈하는 국가들이 속출하고 있다.

트럼프 '보복 경고'에 EU, 관세 품목 조율 중


2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 회원국들은 EU 집행위원회가 검토 중인 보복관세 목록을 두고 각종 반대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농업에 주력하는 일부 국가들은 가축 사료용 원료 생산을 위해 옥수수, 대두, 증류 건조 곡물 등에 대한 관세 제외를 요청했다. 프랑스, 아일랜드 등 주류 생산국은 미국산 식품 및 버번 위스키 등 식음료 제품을 빼달라고 압력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국가의 한 외교관은 FT에 "그들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을 가진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보복관세에 회의적인 표정을 드러냈다. 멜로니 총리는 "EU는 일부 높은 관세 품목에 대해 협상을 이어가야 한다"면서 "미국과의 관계는 우리(이탈리아)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강대강' 대응보다 유연한 태도를 촉구한 것이다.

2016년 11월 17일 독일 베를린에서 독일, 미국, 유럽연합 국기가 독일 의회 건물 앞에서 펄럭이고 있다. 베를린=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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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에 '단호한 대응'을 강조해온 EU는 오히려 우왕좌왕하고 있다. 당초 EU4월부터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25% 관세에 대응해 두 단계에 걸쳐 총 260억 유로(약 41조 원) 규모의 미국산 상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EU의 모든 술에 200% 관세로 재보복하겠다'고 경고한 뒤 연기했다. 이후 미국과의 협상에서도 진전이 없자 일단 다음 달 12일 미국 수입품에 대한 보복관세가 일괄 발효되도록 회원국들에 승인을 요청키로 계획을 수정했다. FT는 "27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EU가 미국 압력에 집단적으로 대응하긴 어렵다는 현실적 한계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美와 협상 중인 영국, 일단 '신중 모드'


영국은 일단 상황을 지켜보며 차분히 협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키어 스타머 총리는 영국에 부과되는 관세 수준을 보고 이를 토대로 구체적 대응 방안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일명 '실용주의 노선'이다. 구체적 방안 중 하나로 미국에 부과하던 디지털 서비스세를 인하하거나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디지털 서비스세는 영국 사용자를 상대로 올린 매출액의 2%를 인터넷 업체에 세금으로 부과하는 제도로,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 빅테크(주요 기술 기업)에 대한 차별이라고 지적해왔다.

영국 언론 가디언은 "영국 정부는 미국과 영국 간 '경제 번영 계획'을 준비하며 자동차 등 광범위한 관세 면제를 유도하기 위한 막판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나주예 기자 juy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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