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현지시간)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주민들이 여진으로 건물이 무너질 것을 우려해 집 앞에 텐트를 치고 생활하고 있다. 사진 조성현 만달레이 한인회 회장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난 28일 미얀마 중부 내륙에서 발생한 규모 7.7 강진으로 30일 기준 16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소식을 접한 한국 거주 미얀마인들은 가족들 걱정에 발을 동동 굴렀다. 인접국 태국으로 여행 간 한국인 관광객들도 놀란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다.
이날 주한 미얀마교민회 등에 따르면 경남 지역 한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미얀마 국적 테트(가명·30대)씨는 만달레이에 사는 가족 9명이 지진으로 인해서 건물 잔해에 깔렸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테트씨의 생후 20일 된 아들 및 4살 아들도 포함돼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이들을 구조할 만한 마땅한 장비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테트씨는 현재 아무 일도 하지 못한 채 참담한 심정으로 가족에 대한 소식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비전문취업비자(E-9)를 받아 한국에 온 미얀마 국적 고예(35)씨도 지진 발생 후 가족과 연락이 끊겼다가 지난 29일 여동생이 숨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고예씨는 “당장 미얀마에 가 직접 손으로 건물 잔해를 옮기고 싶은 심정”이라며 슬퍼했다.
네옴 나잉 아웅(34) 경남 미얀마교민회 회장은 “만달레이에서 통신이 끊겨 서로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태”라며 “한국에 있는 미얀마인들은 가족 중 누가 살아있는지, 죽었는지도 모르는 상황 속에서 애만 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106개 한국시민사회단체모임’에 따르면 미얀마 당국은 지진 매몰자를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잔해를 치우기 위한 장비가 부족해 맨손으로 잔해물을 파내는 등 열악한 상황이라고 한다. 조모아 한국미얀마연대 대표는 “한국에 사는 미얀마인들은 답답하고 끔찍한 상황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지진이 나자 쇼핑몰에서 나와 인근 공원으로 대피하는 태국 시민들의 모습. 독자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만달레이에서 약 600㎞ 떨어진 양곤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박찬수(38)씨는 “지진이 난 후 하루 4시간만 전기가 들어온다”며 “미얀마에 살고 있는 한인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는 전화가 한국으로부터 많이 걸려오고 있는데, 북부 지역의 경우 통신이 다 끊겨 있어서 우리도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28일 태국 방콕을 여행 중이던 서모(30)씨가 외교부로부터 받은 문자. 사진 서씨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한국인 관광객들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쯤 방콕으로 휴가 여행을 간 서모(30)씨는 “당시 쇼핑몰에 있었는데 지진이 난 줄 미처 모르고 있었다”며 “건물이 흔들리고 매장 옷걸이가 바닥에 떨어지는 걸 보고 나서야 많은 인파와 함께 서둘러 건물 밖으로 빠져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교부로부터 ‘안전에 유의하라’는 문자 메시지 하나만 받았다”며 “다행히 방콕에서 일하는 지인이 있어 실시간 상황이나 대처 방안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한편 외교부는 30일 기준 미얀마·태국 현지 공관이 강진에 따른 한국인 피해 상황 및 실종 내역을 파악 중이며, 현재까지 보고된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다만 미얀마에서 교민이 운영하는 식당·공장과 태국 한인회관·교민 자택 등에서 일부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부 관계자는 “카카오톡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인 사회 및 대부분 교민과 소통이 되고 있다”며 “현재 만달레이로 영사를 파견해 생필품 지원 등 영사 조력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