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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폭 334개 터진 위력…교민 90% 사는 양곤, 여진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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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명 미얀마 교민 중 약 90%가 거주하는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의 교민사회도 공포에 떨어야 했다. 양곤은 만달레이나 네피도에 비해선 건물 붕괴나 인명 피해가 적은 편이다. 그러나 지난 28일 발생한 규모 7.7 지진의 여파는 양곤에도 고스란히 전해져 적지 않은 교민이 충격을 입었다.

2010년부터 양곤에 거주하며 무역 컨설팅 업체를 운영해온 전창준씨는 “미얀마에 거주하며 이렇게 긴 시간, 강한 지진이 일어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당시 시내 2층 건물에서 밥을 먹고 있던 전씨는 강한 지진이 1분 넘게 이어지자 건물 밖으로 뛰쳐나왔다. 그는 “다들 놀라 주변에 전화를 걸었는데, 통신도 일시적으로 끊겼다”며 “아들이 다니던 학교에서도 곧바로 아이들을 집으로 돌려보냈다”고 했다.

미얀마에선 2018년과 2022년에도 지진이 발생했다. 이번 강진으로 이곳 주민들의 불안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진 발생 지역이 미얀마 북쪽에서 양곤이 위치한 남쪽으로 점점 옮겨오고 있기 때문이다. 여진 공포도 크다. 특히 양곤 시내 건물 대부분은 영국 식민지 시절에 지어져 노후한 건물이 많아 붕괴 위험도 크다고 한다.

전씨는 “쿠데타 전에 5000명까지 달했던 교민들이 코로나19를 겪고 그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안 그래도 매년 8월이면 태풍 피해가 큰데 이번엔 지진까지 터지면서 미얀마 경기가 침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고 전했다.

중앙일보

차준홍 기자


불안감 속에서도 교민사회는 피해를 본 미얀마인들을 돕기 위한 구호활동을 시작했다. 양곤에서 한국어교육센터를 운영하는 김형원(42)씨는 30일 새벽 5시 승합차에 생수 40박스와 각종 항생제 및 소독제 등을 싣고 만달레이로 향했다. 한국에 두 딸을 두고 온 그는 “직원이 건물 잔해 속에 깔려 있는 아이 사진을 보여주는데 마음이 울컥하더라”며 “미얀마가 잘됐으면 하는 마음에, 또 마침 많은 분이 후원해 주셔서 물품을 싣고 가게 됐다”고 말했다. 만달레이로 가는 고속도로 일부가 지진으로 파괴돼 일부 구간은 국도를 이용해 10시간 넘게 이동 중이다.

미얀마 한인사회의 주축인 미얀마 한인회와 미얀마 한인봉제협회도 모금활동에 들어갔다. 미얀마 교민의 60%는 봉제업에 종사하고 있다.

태국 방콕에서도 17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지질학자 제스 피닉스는 CNN에 “이런 지진이 방출하는 힘은 약 334개의 원자폭탄과 같다”고 말했다. 미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1만 명 이상일 가능성을 71%, 10만 명 이상일 가능성도 36%나 된다고 예측했다.

붕괴한 건물 잔해에 깔린 사람이 많아 피해 규모는 더 급증할 확률이 높다. 지진 진앙지와 가장 가까워 큰 피해를 본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 주변에 사는 한 자원봉사 구조대원은 “무너진 건물 잔해를 치우기 위한 기계가 없어 구조가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BBC에 호소했다. 그는 “우리는 맨손으로 (잔해를) 파내면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있다. 시신들을 수습하고 잔해 아래에 갇힌 사람들을 구해 내려면 이걸로는 부족하다”며 “사람들이 ‘도와줘요, 도와줘요’ 하고 울부짖는다. 정말 희망이 없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양곤=위문희 기자, 이승호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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