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안동시 일직면 주민 권모(66)씨는 역대급 화마로 기록된 경북 산불 피해지에서 쏟아져 내린 토사와 낙석으로 인해 파손된 도로변 철망을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이곳은 의성에서 시작한 산불이 25일 넘어와 주택 30여채와 마을 주변의 산림 대부분이 소실된 지역이다. 김씨는 “대형산불이 발생한 이후 신속하게 재해 예방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면 더 큰 재앙이 찾아올 수 있다”며 산사태 대책을 촉구했다. 권씨가 이처럼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2년 전인 2023년 7월 이웃 지역인 예천·봉화·영주 등에서 폭우에 따른 산사태와 토사유출로 27명이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다. 권씨는 “이르면 3개월 후부터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될 텐데 산불로 초토화된 경사지 등에서 산사태가 일어난다면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지 않겠냐”며 “산불로 연약해질 때로 연약해진 지반에 토양까지 유실되면서 집중호우에 견딜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경북 안동시 임하면 추목리에서 산불 피해 주민들이 전소된 집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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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경북 5개 시군의 산불피해 산림이 황폐화되면서 토양 유실이 우려되는 상황에 폭우가 내릴 경우 피해가 예상된다. 산불로 하루아침에 집과 전 재산을 잃은 주민이 또다시 산사태라는 대규모 재난을 겪지 않도록 제대로 된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산림청에 따르면 국립산림과학원이 펴낸 ‘2025년 산불 제대로 알기’ 보고서에 따르면 산림과학원이 2005년 전북 남원지역 산불피해지를 5년 뒤 조사한 결과 산사태 발생 비율이 일반 산림지역에 비해 200배나 높았다. 나무가 불이 타면서 토양 접합력이 약해져 토사 유출 방지 기능이 130배가량 떨어지고, 수분 저장 기능도 절반으로 감소해 산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불 진화가 완료된 경북 안동시 남후면 일대 산들이 까맣게 타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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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2000년 4월 발생한 산불로 1400여㏊의 산림이 소실된 강릉시 사천면 석교리의 주민은 2년 후 태풍 루사가 시간당 100㎜ 안팎의 폭우를 쏟아내자 크고 작은 산사태가 나 또다시 대규모 재난을 겪어야 했다.
육군 50보병사단이 경북 산불 피해지역인 의성군과 안동, 영덕, 영양, 청송군에 병력을 투입, 잔불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육군50사단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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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 관계자는 “올해 산사태 발생 우려가 없는 지역을 중심으로 산림생태계 복원을 고려한 산불 피해지역 나무 제거 사업을 우선 추진한다”며 “우기 전에 토양유실 등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에 긴급 복구공사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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