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이미 보조금 지급이 약속된 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보류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익명의 칩스법 관계자들이 전했다. 또 외국 기업들이 대만 TSMC의 행보를 따르기를 러트닉 장관이 원한다는 증언도 나왔다. TSMC는 지난 달 3일 미국에 1000억 달러(약 147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보조금 지급을 늘리지 않고도 기업들의 대미 투자를 늘리는 것이 러트닉 장관의 목표라는 것이다.
상무부 일각에선 바이든 행정부가 이미 약속한 보조금 지급을 철회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대신 칩스법에 명시된 반도체 투자에 대한 25%의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방안에 러트닉 장관이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세액공제는) 대부분의 기업들에게 직접적인 보조금 지원보다 더 큰 가치가 있다”면서도 “세액공제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의회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두 회사는 미 정부로부터 각각 47억4500만 달러과 4억5800만 달러의 보조금 지급을 약속받았다. 블룸버그통신은 기업들이 칩스법에 따른 보조금을 받을 수 있을지 불분명해졌다며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은 최근 몇 달 동안 경쟁사에 밀리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칩스법 폐기까지는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업들이 미국 내 공장을 짓도록 유도하는 데 있어 관세가 더 나은 유인책이라고 주장하며 칩스법을 폐기하라고 의회에 요구하고 있다”면서도 “칩스법은 미 의회에서 초당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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