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가자 지구 외곽에서 피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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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습을 재개한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최남부 국경 도시인 라파흐로 진격하며 가자지구 재점령 작전에 돌입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2일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지상군 작전을 대폭 확대한다며, 가자지구 “광범위한 지역”을 점령하겠다고 밝혔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카츠 장관은 성명을 내어 “가자지구에서의 작전은 테러리스트와 그들의 기반 시설을 파괴하고 제거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와 동시에 이스라엘의 안전지대로 편입될 광범위한 지역을 점령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이 어느 정도 면적을 점령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스라엘 언론인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카츠 장관 발표 전날인 1일 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남부에 대규모 공습을 벌인 데 이어 지상군 사단을 추가 배치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언론들은 가자지구 최남부 도시로 이집트와 접한 라파흐 그리고 남부 지역 중심 도시인 칸 유니스에서 밤새 공습이 있었고, 2일 아침 라파흐에서 이스라엘군이 진격 중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지난 1월 19일부터 3단계 휴전에 들어가, 상당수 군 병력도 가자지구에서 철수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인질 추가 석방 및 1단계 휴전 연장을 주장하고 하마스는 이스라엘군 철군이 포함된 2단계 휴전으로 이행을 주장하며, 휴전은 파국을 맞았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18일 가자지구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해 휴전은 끝났고, 같은달 19일 지상작전도 재개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에 지상작전을 확대하며 가자지구 재점령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 이상 피할 곳이 없어진 가자지구 주민들은 절망에 빠졌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1일 밀가루와 연료가 없어 가자지구 내에서 운영하던 25곳 빵 가게를 모두 폐쇄했다고 밝혔다. 현지 주민인 이브라힘 알-쿠르드는 시엔엔(CNN) 인터뷰에서 40명의 대가족에게 먹일 빵을 오전 8시부터 찾아다녔으나 구할 수가 없다며 “밀가루고 땔나무고 아무것도 없다. 심지어 물도 없다. 절박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공습 재개 뒤 가자 북부의 자발리아에서 피난한 대학교수 이하브 슐리만은 “이젠 삶에 아무런 의미도 남지 않았다. 우리에게 삶과 죽음은 이제 더 이상 다르지 않다”고 에이피(AP) 통신에 말했다.
이스라엘군 군사 작전 확대 소식에 이스라엘의 인질 및 실종자 가족 포럼은 “‘영토 이득’을 위해 인질들을 희생시키기로 결정한 것인가”라는 성명을 내어 이스라엘 정부를 비판했다. 실종자 가족 포럼은 “이스라엘 정부가 협상을 통해 인질 석방을 확보하고 전쟁을 끝내는 대신, 이미 전투가 반복적으로 벌어진 같은 지역에서 싸우기 위해 더 많은 군인을 가자지구로 보내고 있다”며 “하마스가 억류하고 있는 59명의 인질 석방이 정부의 임무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부차적 목표가 됐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의 재공습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달 16일 팔레스타인 인들이 가자지구 북부의 배급 센터에서 식량 배급을 기다리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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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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