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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8 (화)

트럼프 “관세로 수조달러 세입 기대”… 경제학자들 “어림없어” [트럼프發 관세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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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일대 예산硏 “年 최대 2150억弗”

관세 올려 소득세 대체 주장 관련

피터슨硏 “가격 오르면 구매 줄어”

美연준 인사들 ‘인플레이션’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방의 날’(Liberation Day)이라고 지칭한 2일(현지시간) 직접 발표하는 상호관세와 3일 발효되는 외국산 자동차·부품 관세 등으로 수조달러의 세입 확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경제학자들은 이에 회의적 반응을 나타냈다고 미 CBS방송이 1일 보도했다. 관세로 가격이 상승하면 소비자들이 수입 상품을 덜 구매하게 되므로 트럼프 대통령의 추정치만큼 세입을 올리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방송에 따르면 윌 샤프 백악관 문서담당비서관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수입 자동차·부품에 25% 관세를 적용하면 “1000억달러(약 147조원)가량의 신규 세입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자리에서 “비교적 단기간, 즉 지금부터 1년 동안 6000억달러(880조원)에서 1조달러(1467조원) 사이가 들어올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13일(현지시)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상호 관세 부과 방침 관련 대통령 각서에 서명한 뒤 해당 각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오른쪽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후보자.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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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미 예일대 예산연구소는 자동차 관세 수입이 10년간 6000억∼6500억달러(880조∼953조원) 증가할 수 있다고 추산하며 “수조달러에는 근접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캐나다·멕시코·중국에 대한 관세로는 10년간 약 1조5000억달러(2200조원)의 세입이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단순 합산하면 연간 최대 2150억달러(315조원) 수준이다.

연구소는 반면 관세로 인해 미국 신차 구매 가격이 평균 13.5%(약 6400달러·938만원) 오르고, 물가 상승으로 미국 평균 가구의 인플레이션 조정 후 가처분소득은 매년 1600∼2000달러(234만∼293만원) 감소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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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또 관세를 올려 소득세를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는 모든 수입품에 50% 관세를 매겨도 연간 세입은 최대 7800억달러(1143조원)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간 2조달러(2932조원)에 달하는 소득세 세입의 40% 수준이다. 피터슨연구소의 킴벌리 클라우싱 선임연구원은 “물건을 50% 더 비싸게 만들면 사람들이 같은 양을 구매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도 잇따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관세가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을 모두 끌어올려 연준에 큰 도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관세가 부품이나 소재에 적용되면 광범위한 산업에서 생산비용이 높아지고, 사람들이 겁을 먹고 소비를 멈추거나 기업이 투자를 중단하게 된다면 큰 혼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쿄=유태영 특파원, 권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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