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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5 (토)

'응답하라 2025' 재창간 〈사상계〉 시대의 부름에 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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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한국 지성사에 큰 발자국을 남긴 잡지, '사상계'가 55년 만에 다시 세상에 나옵니다.

저항하는 지식인의 상징이었던 사상계는, 박정희 군사독재 정권에 의해 강제 폐간됐었는데요.

재창간 1호의 주제는 '12.3 계엄과 한강'입니다.

임소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헬기를 타고 온 계엄군이 국회에 난입하고, 시민들은 맨손으로 계엄군을 막아섰습니다.

2024년 12월 3일.

독재정권에 짓밟힌 <사상계>를 다시 세우자 결의한 지 나흘 만에 닥친 비상 계엄령.

55년이 흐르도록 세상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듯 합니다.

[장호권/<사상계>발행인·고 장준하 선생 장남]
"군사 독재와 많은 힘든 걸 겪어왔는데 변한 건 없어 오히려 악화되고 있어요."

일제의 압제에서 벗어나고도 동족상잔의 전쟁을 겪어야 했던 민족의 암흑기.

[고 장준하 선생 육성]
"선배되는 사람들이 나라를 제대로 지키고 바로잡지 못했다는 게 부끄러울 뿐이죠."

독립운동가이자 민주화 운동가, 장준하 선생 주도로 창간된 교양지 <사상계>는 이렇게 처절한 성찰에서 시작됐습니다.

민족 생존의 길로 '민주주의'를 제시하며 4.19 세대의 지적 자양분이 됐고, 서슬 퍼런 이승만·박정희 독재 정권을 향해 비판의 칼날을 세웠습니다.

[장호권/<사상계>발행인·고 장준하 선생 장남]
"10만 부까지 나갔습니다. 목말라 있던 우리 전문 지식인들이, 학생들이, 너무 좋아한 거라..."

하지만 권력자들을 을사오적에 비유한 김지하의 시 <오적>을 실었다, 창간 17년 만에 폐간되고 맙니다.

수차례 복간 시도 끝에 다시 세상에 나온 <사상계>.

재창간 1호는 '12.3 계엄과 한강'이란 역사의 아이러니를 조명했습니다.

[이정하/<사상계> 편집부주간·이화여대 특임교수]
"민주주의를 역행하는 이런 사건이 터졌는데 개인에 대한 국가의 폭력, 그런 것들을 낱낱이 고발해 온 작가가 전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사상계>가 기록한 계엄의 역사를 되짚었고, 트랙터를 끌며, 눈을 맞으며 2024년 겨울 광장에 섰던 시민의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이정하/<사상계> 편집부주간·이화여대 특임교수]
"생존의 위기감을 느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평온한 일상이 정말 말 그대로 깨지고, 그냥 역사책에서만 보던 사건이 내 눈앞에서"

작가 한강의 글에선 국가의 폭력에 맞서는 힘을 찾았습니다.

'혁명의 계절이 될 것인가, 인내의 계절이 될 것인가' 기로에 선 한국.

<사상계>는 다가올 봄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장호권/<사상계>발행인·고 장준하 선생 장남]
"항상 험난한 시기에 사상계가 있었거든. 이제 마지막 싸움을 해야 되겠구나‥."

MBC뉴스 임소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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