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국내 중소기업의 최대 수출국이다. 관세가 높아지면 미국 진출 대기업에 부품·소재 등 중간재를 납품하는 중소 협력사들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대책으로 내수 시장 확대를 통해 수출에 의존하는 구조를 탈피하고 단기적으로는 정부 측의 적극적인 협상을 제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블룸버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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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중소기업 해외 수출 1위 국가는 '미국'… 수출 중소기업 타격 불가피
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2일(현지시각)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25%의 상호 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주요 품목은 ▲자동차 ▲반도체 ▲석유 ▲배터리(이차전지) 등이다.
충남에 소재한 중소기업 B사는 "국내 대기업의 멕시코 현지 법인에 반도체 제조 장비를 납품하기로 했지만, 납품이 무기한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자동차, 반도체, 철강 등 미국 의존도가 높은 구조다. 미국이 한국산 제품 상호 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수출 중소기업들이 벼랑 끝에 몰리고 있다. 특히 고환율 기조의 장기화로 인한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출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인 셈이다.
◆ 관세 영향 받는 중소기업 4곳 중 1곳 "대응책 없어"
상호 관세를 부과하면서 수출 중소기업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업종별 영향권은 ▲배터리(84.6%)와 ▲자동차·부품(81.3%)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미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에 부품 및 소재 등 중간재를 납품하는 협력사들이 다수 포함됐다.
이번 조사에서 기업들이 미국 관세의 도입으로 ▲납품 물량 감소(47.2%), ▲고율 관세로 인한 수익성 악화(24.0%), ▲미국 시장 내 가격 경쟁런 대응책도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돼 이들의 구조적 취약성이 부각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지난달 17일부터 26일까지 중소기업 600개 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美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관련 중소기업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 중소기업의 42.8%가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및 파생 상품 관세 부과로 수출이나 매출에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전문가들 "장기적인 대책은 내수 확대…정부 측에서 협상 카드 꺼내야"
전문가들은 대안책으로 내수 시장 확대를 통해 수출에 의존하는 구조를 탈피하고 정부 측의 적극적인 협상을 제언했다.
엄부영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관세로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늘어나면 수입 업체와 가격 조정을 한다"며 "협상을 잘못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이라서 기술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대기업은 대응 여력이 갖춰져 있겠지만 중소기업은 그런 상황이 아니라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소기업은 이런 조치를 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라며 "따라서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맞춤형 지원 대책을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정부에서는 고위급 회담을 통해 빅딜을 시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학과 교수는 "장기적인 대책은 내수 확대다. 트럼프 관세 이전에도 우리 경제가 수출 제조업에 의존하는 한계는 명확하다"라며 "특히 수출 시장에서 중국과의 경쟁의 격화도 수출 중심 경제의 한계가 뚜렷해지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관세 발표 이후에도 협상이 가능하다는 트럼프의 입장에 따라 무엇이 협상 가능한 안들인지 정부가 시급히 나서야 하는데 관세 명분으로 거론되는 것 중에 소고기 30개월 제한, 온라인 플랫폼 규제 등은 한국 경제에 실익도 없는 것이라서 해당 규제의 철폐와, 미국의 농축산물, 에너지, 군수 장비 항공기 구매 등의 무역 흑자를 줄이는 것으로 협상을 하는 것이 단기 대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yuniy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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