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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목)

[기억할 오늘] 후기성도교회가 동성부부를 포용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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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후기성도교회(LDS)의 ‘회심’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2012년 게이 프라이드에 LDS 신자 동성애자 단체 '모르몬 빌딩 브리지스' 회원들이 참여해 행진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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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미 연방대법원이 동성결혼을 법제화하자 보수 교단 중 하나인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LDS)’가 동성부부를 ‘배교자(Apostate)’로 낙인찍어 파문하고, 동성부부 자녀에 대해서도 유아 세례 등 축복을 일절 금했다. LDS 최상위 조직인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본부 회장단과 십이사도회의 결정이었다. 2015년 11월 저 칙령에서 회장단은 “부모가 죄를 짓고 있다고 가르치는 교회에 소속된 아이들이 (대법원 판결로) 겪게 될 인지적 부조화를 방지하기 위한 자비의 조치”라고 밝혔다.

LDS는 1830년 미국 뉴욕 청년 조셉 스미스 2세에 의해 창시된 이래 ‘이단’ 시비로 교조가 피살되는 등 험한 핍박과 시련을 겪어왔다. 초기 중혼(일부다처제) 관습과 폐쇄적-폭력적 규율 등으로 인한 반사회적 부작용이 적지 않았고, 또 그로 인해 증폭된 주류 교단의 허위 선전으로 상당한 피해를 입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LDS는 꾸준한 개혁을 통해 사회 관습과 윤리를 점차 수용-동화하면서 이제는 어엿한 개신 교파의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2023년 말 현재 LDS는 전 세계에 3만1,000여 개 교회와 1,726만 명의 신도를 두고 있다. 미국의 LDS 신자는 약 69만 명이다.

저 칙령 전까지 LDS 교회는 동성애를 종교적 배덕 행위로 규정하면서도 동성애자 및 동성 커플의 처우에 대해선 지역 성직자의 재량에 맡겼다. 2015년 칙령에 대한 반발이 적지 않았다. 심장부인 솔트레이크 교회 신도 다수가 집단 탈교를 선언하기도 했다.

2019년 4월 4일 LDS 회장단은 4년 전의 칙령을 전면 철회하는 새 칙령을 발표했다. 회장단은 동성부부를 종교적 극형에 해당하는 ‘배교자’로 규정하는 것은 지나치며 부모의 죄의 책임을 자녀에게 묻는 것 또한 옳지 않다고 밝혔다. LDS 측은 신의 뜻이 바뀐 것은 아니지만, 동성부부 및 커플과 그 가족이 겪게 될 긴장과 고통을 완화하고 사회적 증오와 다툼을 줄이는 것 또한 신의 뜻이라며, 새 칙령의 배경을 설명했다.

최윤필 기자 proos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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