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중지·임상중단·불확실한 사업성 등 이유
"손상차손 리스크 커도 신약 개발 도전 확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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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 기업과 바이오 기업간의 개발비 비용 손상 규모가 엇갈려 눈길을 끈다. 제약보다 바이오 기업의 개발비 자산 손상금액이 훨씬 컸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업종 특성상 의약품 개발 과정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하거나 시장성이 낮다고 판단되면 자산으로 잡아놨던 개발비를 비용으로 털어낸다.
4일 비즈워치가 주요 기업들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무형자산 개발비의 손상차손이 발생한 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대웅제약, 동아에스티, 보령, 한미약품, 종근당 등 6곳이었다.
이 중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개발 비용이 다른 제약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탓에 손상차손 규모가 가장 컸다.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무형자산 개발비 손상차손액은 610억원이다.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생산하는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서 발생한 손상차손이 연결 실적으로 반영되면서다. 회사는 황반변성 치료제의 시장환경에 따른 사업성 변화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통 제약사들은 무형자산 개발비의 손상차손액이 100억원도 채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손상차손액이 유독 높은 이유는 글로벌 임상에 많은 비용이 투입됐기 때문이다. 또 바이오의약품은 합성의약품 대비 긴 개발기간과 많은 전문인력이 필요하고 바이오의약품 허가에 들어가는 비용도 더 많다.
대웅제약·동아에스티, 신약 임상 변경·중단
전통 제약사들은 신약 개발비를 자산화했던 대웅제약과 동아에스티의 손상차손이 100억원 전후에 달했고 제네릭 개발비를 자산화한 한미약품, 종근당, 보령은 손상차손 규모가 30억원 미만으로 적은 수준이었다.
지난해 제약바이오 기업들 중 6곳이 무형자산 개발비를 손상차손으로 전환했다. /그래픽=비즈워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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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중추성 사춘기조발증 치료제와 항류마티스제제 임상 중단으로 각각 15억원, 항응고제의 개발 중단으로 1억원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했다. 대웅제약은 중추성 사춘기조발증 치료제의 경우 임상 내용을 변경해 개발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동아에스티는 과민성 방광치료제 'DA-8010'의 임상3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해 개발을 중단하고 개발비 94억원을 전액 손상 처리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고혈압 치료제인 아모잘탄플러스정의 저용량 복합제 개발을 중단하면서 자산화했던 24억원을, 종근당은 지난해 녹내장 복합제로 개발 중이던 CKD-351의 임상3상 결과가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면서 자산화했던 개발비 9억원을 손상 인식했다.
손상 인식 적은 이유…성공률 높은 제네릭 중심 R&D
신약의 경우 임상3상부터, 바이오시밀러는 임상1상, 제네릭(복제의약품)은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등한 효과를 나타내는지 확인하는 생물학적동등성시험 단계부터 투자한 개발비의 경제적 효익을 인정해 무형자산으로 계상할 수 있다. 그러나 개발에 실패할 경우 자산화한 금액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해야 한다.
자산화한 개발비가 손상으로 전환될 경우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성공률이 높은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 중심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신약 개발에 주력하는 글로벌 제약사와 비교하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무형자산 개발비의 손상차손 규모는 미미한 수준으로 그만큼 손상차손 발생 위험이 높은 신약 개발 비중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신약은 실패 리스크가 크지만 성공할 경우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고 기업 경쟁력도 높일 수 있는 만큼 신약 개발에 대한 도전이 더욱 활발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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