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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학생 넷 중 셋 “남북 관계 평화롭지 않아”…전쟁·군사위협 언급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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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난해 학교 통일교육 조사’ 결과

‘대북전단·오물풍선·확성기’ 대립 현실

‘통일 필요’ 감소세···‘북한 적대적’ 증가

‘세금·이익’ 이해관계로 통일 문제 접근

통일·북한정보 습득, 학교보다 유튜브로

지난해 6월 북한군 초소에서 북한군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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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 학생 4명 중 3명은 현재 남북 관계가 평화롭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4일 발표됐다. 통일이 필요한 가장 큰 이유로 전쟁 위협을 꼽는 등 남북 군사적 대립에 대한 인식이 전반적으로 늘었다. 대북전단 살포와 오물풍선 부양, 확성기 방송 등으로 남북 간 긴장이 극도로 고조된 현실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통일부와 교육부는 이날 이러한 내용이 담긴 ‘2024년도 학교 통일교육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해 10월21일~11월15일 전국 초·중·고 775개교 학생 7만4288명 등을 상대로 온라인으로 실시됐다.

현재 남북 관계가 평화롭지 않다고 생각하는 학생은 75.8%로 크게 늘었다. 전년도 조사(56.0%)보다 19.8%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평화롭다’는 응답(4.6%)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남북 평화를 생각하면 ‘남북 간 군사적 대립이 없는 상태’가 떠오른다는 응답(34.5%)이 가장 많았다. 전년도 조사 때는 ‘남북 사람들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상태’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두 번째(25.5%)였다.

통일이 ‘필요하다’(47.6%)는 응답은 소폭 줄고 ‘필요 없다’(42.3%)는 약간 늘었다. 통일이 필요하다는 인식은 매년 감소하고 있다.

통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은 그 이유로 ‘남북 간 전쟁 위협을 없애기 위해서’(38.4%)를 가장 많이 꼽았다. 전년 대비 6.9%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민족이기 때문’(14.4%),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될 수 있기 때문’(14.1%)이 뒤를 이었다.

통일에 가장 큰 장애 요인이 무엇인지 묻자 ‘미사일, 핵무기 등 북한의 군사적 위협’(32.3%) 답변이 소폭 늘어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 ‘변하지 않는 북한 체제’(26.0%)와 ‘오랜 분단에 따른 남북 차이’(11.9%) 등이 많았다.

북한이 오물풍선에 이어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동해상으로 대거 발사한 지난해 5월 서울역 대기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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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통일과 관련해 전쟁 위협과 군사적 대립을 거론한 응답이 늘어난 배경에는 남북 긴장 고조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핵 무력을 급격히 고도화하고 2023년 12월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했다. 남한도 윤석열 정부 들어 북한을 주적으로 부르고 대화·교류·협력보다 군사적 압박에 치중했다.

그 결과 남북 관계는 단절됐고 특히 지난해 군사적 대립이 노골화됐다. 남측의 대북전단 살포와 북측의 오물풍선 부양이 계속됐고 남북 모두 접경 지역에서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평양 상공에서의 무인기 비행이 남한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늘었다. 북한을 ‘경계·적대 대상’(63.2%)으로 보는 응답은 7.2%포인트 상승했고, ‘협력·도움 대상’(34.3%)은 5.2%포인트 하락했다.

통일을 이해관계 측면으로 바라보는 학생은 늘었다. ‘통일이 되면 내게 어떤 영향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나’라는 물음에 ‘세금을 더 내야 할 것’(20.9%)이 가장 많았다. 전년도 조사에서 가장 많이 꼽은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기회가 늘어날 것’(17.9%)은 세 번째였다.

앞으로 학교 통일교육에서 ‘통일이 가져올 이익에 대한 이해’(51.7%)를 가장 많이 배우고 싶다고 했다. 두 번째로는 ‘남북 간 화해와 협력의 필요성’(44.4%)을 얘기했다.

통일과 북한에 대한 정보는 ‘유튜브’(60.2%)에서 가장 많이 얻었다. 그다음이 ‘교과서·학교 수업’(44.6%)이었다. 최신 한국 가요를 부르는 모습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을 패러디한 유튜브 영상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젊은 층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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