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국세청 직원, 파면 취소 소송 승소
법원 "외모 언급·기프티콘 준 건 성희롱 아냐"
[서울=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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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오정우 기자 = 직장 내 성희롱 발언을 해 파면된 전직 국세청 직원에 대해 법원이 해당 결정은 과도하다는 판단을 내렸는데 어떤 이유일까.
5일 법조계에 따르면, 2014년 세무서기보로 임용된 A씨는 2022년부터 2023년까지 국세청의 한 세무서에서 근무했다.
2023년 5월부터 그는 13살 연하인 B씨에게 "사랑의 속삭임" "감미로운 목소리" 등을 얘기하는가하면, "신규 직원은 파릇파릇하다"고 발언하거나 "홍조가 있어 어려보인다" "털이 참 가지런하다" 등을 말한 바 있다.
이러한 언동과 행위들로 인해 A씨는 동료들로부터 성희롱 고충 신고를 받았고 국가공무원법상 공무원의 품위유지의무 위반으로 2023년 10월 국세청에서 파면이 의결됐다.
해당 소송을 심리한 서울행정법원 11부(부장판사 김준영)는 지난달 21일 원고인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씨의 행위 등이 성희롱에 해당하는지에 주목했다.
양성평등기본법상 성희롱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공단체의 종사자,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해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한 경우를 가리킨다.
아울러 "신규 직원은 파릇파릇하다"고 말한 부분도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발언에 해당한다고 봤다.
다만 A씨가 "예쁜 여직원들이 많다" "늘씬하고 머리도 길어 좋다"고 언급한 건 "(발언을 들은) 남자 직원들이 A씨의 발언을 듣고 성적 굴욕감을 느끼지 않았고, 발언도 직접 전달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또 A씨가 여직원들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기프티콘을 보내고 '함께 출장을 나가자'고 제안하거나 여직원들이 탕비실에 가면 탕비실에 따라가 말을 건 부분에 대해서도 성희롱이 아니라고 해석했다.
법원은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가 있더라도, 징계권자가 그에 대해 어떠한 종류의 징계를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재량권의 행사가 균형을 잃은 과중한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거나 또는 합리적인 사유 없이 같은 정도의 비행에 대해 일반적으로 적용해 온 기준과 어긋나게 공평을 잃은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평등의 원칙을 위반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은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 위법하다"고 밝혔다.
이어 "A씨의 비위 정도와 책임이 가볍지 않고 피해자가 다수이기는 하나 신체적 접촉이나 성적 표현이 심각한 수준의 비위에 해당하지 않아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한 비위행위라 보기 어렵다"며 파면이 과도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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