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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전쟁’ 마이웨이 고수… 공화당 내에선 우려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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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장관 “관세 연기나 유예 없어”

재무장관 “경기 침체 전망 동의 못해”

공화당 內 중간선거 패배 우려 상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 플로리다주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으로 향하는 차량 안에서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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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이른바 ‘관세 전쟁’으로 주가가 폭락하고 주요국과의 외교적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6일 “단기간에 해결될 일이 아니다”라며 마이웨이를 고수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9일 발효되는 상호 관세와 관련해 “연기는 없고 며칠 또는 몇 주간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며 “세계 각국은 우리를 갈취하고 있고 이건 끝내야 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공화당 내에서는 경합주가 지역구인 의원들을 중심으로 내년 중간선거에서 패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러트닉은 이날 CBS 인터뷰에서 “대통령에게는 모두가 흑자를 보고 우리는 적자를 보는 글로벌 무역에 대한 재편이 필요하다”며 상호 관세 부과 전 각국과의 협상을 통해 시행을 연기 또는 유예할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번 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워싱턴 DC를 찾고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트럼프와의 유선 협의를 모색하는 등 각국이 관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과의 양자(兩者) 협상에 매달리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러트닉은 “관세는 부과될 것”이라며 “트럼프가 그렇게 발표했고 농담이 아니었다”고 했다. 또 50국 이상이 협상 개시를 위해 트럼프와 접촉을 시도한 것을 놓고 “이 모든 나라가 우리를 속여왔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했다.

러트닉은 상호 관세 부과 후 주식시장이 폭락하는 등 충격파가 큰 것과 관련해 “이 문제는 국가 안보 문제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자동차를 시동 걸고, 전자레인지를 켤 때 누르는 버튼은 모두 반도체인데 모두 해외에서 만들어지고 있다”고 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역시 이날 NBC 인터뷰에서 “우리는 때로 단기적 시장 반응을 경험한다”며 “2016년 트럼프 당선 당시 시장이 폭락한 것을 기억한다. 그는 100년 만에, 어쩌면 미국 역사상 가장 친기업적인 대통령이 되리라는 것이 밝혀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조정의 과정이고 나는 경기 침체가 반드시 발생한다는 가정은 부정한다”며 “우리가 주목할 것은 번영을 위한 장기적 경제 기반을 구축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JP모건은 최근 올해 경기 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을 60%로 상향 조정했다.

앞서 트럼프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이것은 경제 혁명”이라며 “쉽지 않겠지만 결과는 역사적일 것이다. 버텨라”고 했다. 자신이 주도하는 관세 전쟁에서 물러날 의지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의회 전문 매체 ‘더힐’은 6일 “경합주 공화당 의원들이 관세 문제에 대해 압박을 받고 있어 내년 11월 중간선거에서 발목을 잡힐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보도했다. 네브래스카주(州) 내에서 진보 성향이 강한 오마하 포함 지역구의 돈 베이컨 하원의원은 “주민들은 무역 분쟁이 아닌 자유 무역 협정을 원한다”고 했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도 5일 “미국이 경기 침체를 겪고, 국민들이 큰 고통을 겪는다면 유권자들은 여당을 처벌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관세 전쟁으로 인한 부작용이 지난 대선 패배 후 지리멸렬한 민주당이 결집할 수 있는 재료가 될 수 있다는 것도 공화당에는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이런 가운데 클린턴 정부에서 재무 장관을 지낸 로렌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ABC에 “대통령이 이 사태가 매우 심각한 오류이며 매우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할 때까지는 상황이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사람들이 큰 규모의 새로운 구매를 미룬 채 현금을 보유하기를 원하고, 기업이 신중을 기하는 것도 옳은 일이라 생각한다”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관세 전쟁) 정책의 전환이다. 전환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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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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